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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5년(을묘) / 6월(六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4.0004.TXT.0030
30일(계유)
맑음. 송혁모(宋赫模) -호는 죽당(竹堂)- 의 회갑연에 임하여 차운시를 지었다.

죽당은 백년 해로하는 사람이라,(竹堂偕老百年身)
처음 태어날 때도 분명 이때였네.(初度分明際此辰)
자식들 헌수의 술잔 올리니 돈독한 성효요,(肖子壽卮誠孝篤)
손자들은 때때옷 입고 춤추니 참다운 기쁨이로다.(穉孫彩舞供歡眞)
어진 명성 항상 들림은 남쪽의 선비요,(仁聲常聞南中士)
헌하(獻賀)하러 몰려듬은 좌상의 손님이로세.(獻賀衆來座上賓)
몸은 강녕하고 겸하여 덕도 좋으니주 20),(身且康寧兼好德)
이에 큰 복과 명이 새로울 것을 알겠네.(從知遐福命維新)

〈죽당 원운〉(竹堂原韻)
스스로 생각건대 고로여생(孤露餘生)주 21)이 문득 육순에 이르니, 옛날의 감회가 새로와져서 슬픈 심사가 한 가지가 아니다. 이에 시 한 수를 지어 회포를 서술한다.

고루한 나의 일생을 생각해보니,(惟我一生孤陋身)
오늘 아침에야 구로(劬勞)주 22)하심을 깨달았네.(今朝始覺劬勞辰)
마누라는 해로하지만 항상 병이 많고,(妻兮偕老常多病)
손자들이 기쁨 주니 참으로 즐겁네.(孫爾供歡可得眞)
작은 술자리가 친구들에게 부끄럽지만,(盤卓小杯猶愧友)
죽림에서 해 기우니 손님 맞기 좋구나.(竹林斜日好迎賓)
신선옹은 무슨 일로 세상을 싫어하는가,(仙翁何事徒厭世)
맑은 복에 자연히 백발이 새롭다네.(淸福自然白髮新)
주석 20)덕도 좋으니
병이호덕(秉彝好德). 호덕은 사람이면 모두 천성적으로 좋아한다는 뜻이다. ≪시경≫ 〈증민(烝民)〉에 "사람이 떳떳한 본성을 가진지라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도다.[民之秉彝, 好是懿德]" 하였다.
주석 21)고로여생(孤露餘生)
외롭게 살아남아 돌보아 주는 사람이 없는 탓에 겨우 살아가는 목숨이라는 뜻으로, 고(孤)는 부모가 없다는 뜻이고, 노(露)는 돌보아 주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주석 22)구로(劬勞)
낳아 주고 길러 주신 부모님의 은덕을 말한다. ≪시경≫ 〈소아(小雅)·육아(蓼莪)〉에 "슬프고 슬프도다 부모님 생각, 낳고 길러 주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던가.[哀哀父母, 生我劬勞]"라고 하였다.
三十日 癸酉
陽。臨宋赫模號竹堂。 花甲宴次韻。

竹堂偕老百年身。初度分明際此辰.肖子壽卮誠孝篤.穉孫彩舞供歡眞.仁聲常聞南中士。獻賀衆來座上賓.身且康寧兼好德。從知遐福命維新.

〈竹堂原韻〉
自念孤露餘生。 洽到六旬。 感舊備新。 愴緖非一。玆構一律。 聊以述懷。

惟我一生孤陋身。今朝始覺劬勞辰.妻兮偕老常多病。孫爾供歡可得眞.盤卓小杯猶愧友。竹林斜日好迎賓.仙翁何事徒厭世。淸福自然白髮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