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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4년(갑인)
  • 8월(八月)
  • 11일(기미)(十一日 己未)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4년(갑인) / 8월(八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3.0009.TXT.0011
11일(기미)
맑음. 오늘이 생일이라 시를 지었다.

태어난 황동에서 다시 회갑을 지내니주 111),(初度再經黃洞秋)
덧없는 세월만 물 흐르듯 지나갔네.(荏苒歲月水東流)
부모가 낳고 길러주신 은혜주 112) 생각하니,(追思父母劬勞事)
향인을 벗어나지 못함이 근심이로다.주 113)(未免鄕人是可憂)
주석 111)태어난 …… 지내니
고향 황동에서 회갑(回甲)을 맞이한다는 의미이다. 이 시구에서 '초도(初度)'는 출생한 때를 이른다. 초(楚)나라 굴원(屈原)이 지은 ≪초사(楚辭)≫ 〈이소(離騷)〉에 "황고께서 나의 출생한 때를 관찰하여 헤아리사 비로소 내게 아름다운 이름을 내리셨으니, 나의 이름을 정칙으로 하시고 나의 자를 영균으로 하시었네.[皇覽揆余于初度兮, 肇錫余以嘉名, 名余曰正則兮, 字余曰靈均.]" 한 데서 온 말이다.
주석 112)낳고 길러주신 은혜
≪시경≫ 〈소아(小雅)・육아(蓼莪)〉에 "슬프고 슬프도다 부모님 생각, 낳고 길러 주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던가.[哀哀父母, 生我劬勞]"라고 하였다.
주석 113)향인을 …… 근심이로다
맹자가 이르기를 "군자는 종신토록 근심하는 것이 있고, 일시적인 걱정은 없다. 종신토록 근심할 것은 있으니, 순임금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인데, 순 임금은 천하에 법이 되어 후세에 전할 만하거늘, 나는 아직도 향인(鄕人)을 면치 못하니, 이것이 곧 근심스러운 것이다. 근심스러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순임금과 같이할 뿐이다. [君子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也。乃若所憂則有之, 舜人也, 我亦人也, 舜爲法於天下, 可傳於後世, 我由未免爲鄕人也, 是則可憂也。憂之如何? 如舜而已矣。]"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맹자≫ 〈이루 하(離婁下)〉)
十一日 己未
陽。是日生辰也。 題詩。

初度再經黃洞秋。荏苒歲月水東流.追思父母劬勞事。未免鄕人是可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