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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四月)
  • 30일 (경술)(三十日 庚戌)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4년(갑인) / 4월(四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3.0004.TXT.0027
30일 (경술)
맑음. 신암(新庵)의 회갑 시와 원운(原韻) 시에 차운하였다.

〈신암의 회갑 시에 차운하다〉(次新庵壽韻)
-신암은 김병민(金炳敏)이며, 신촌(新村)주 88)에 거주한다.-(【新庵, 則金炳敏, 居新村】)
친구의 회갑 노래를 갱재하여 부르니,주 89)(賡載故人花甲歌)
육십년 세월이 또다시 다듬어진 것 같구려.(光陰六十復如磨)
훈(壎)과 지(篪)를 부니 담락주 90)이라 하겠고,(吹以壎篪云湛樂)
비파랑 거문고 타니 또한 서로 화락하도다.주 91)(皷之琴瑟亦相和)
손님들 축하하는 말에 한마음으로 좋아라,(佳賓賀語同心好)
자식들 축수(祝壽)의 술잔에 큰 복도 많구려.(肖子壽巵景福多)
본관이 안동이라 조상의 음덕도 크니,(系出安東餘蔭大)
덕성(德星)주 92)이 응당 이 전라도에 비추겠지.(德星應照是全羅)

〈또 원운시에 차운하다〉(又次原韻)
옛 터에 새로이 한 정사를 세우니,(裁新因舊一精盧)
진실로 어진 사람은 거처하는 곳 넓도다.주 93)(眞是仁人廣所居)
무성한 숲에 그칠 줄 아는 새처럼 깃들고,주 94)(棲若邱隅知止鳥)
물고기가 큰물에서 마음껏 헤엄쳐오는 것처럼 시원하네.주 95)(沛如大壑縱來魚)
오동나무 정자에 달 뜨면 술 부르기 한가롭고,(梧軒得月閒招酒)
대나무 창은 남향이어서 책 보기에 좋다네.(竹牖向陽合看書)
진덕수업 여러 날에 품행은 안에서 이루어지고,(進修多日行成內)
화기(和氣)가 저절로 생겨남에 복(福)도 따르네.(和氣自生福有餘)
주석 88)신촌(新村)
현재 전남 담양군 담양읍 반룡리를 말한다.
주석 89)갱재하여 부르니
≪서경≫ 〈익직〉에 고요(皐陶)가 순(舜)의 노래에 이어 화답하는 노래를 부른 것을 갱재가(賡載歌)라 한 데서 임금의 말이나 노래에 신하가 화답하는 것을 갱재라고 하는데, 여기에서는 앞시에 차운한 것을 말한다.
주석 90)훈(壎)과 지(篪)를 부니 담락
훈지(壎篪)는 형제 혹은 친구 사이의 화목과 조화를 비유할 때 쓰는 표현으로, ≪시경(詩經)≫ 〈소아(小雅)·하인사(何人斯)〉에 "맏형은 훈을 불고 둘째형은 지를 분다.[伯氏吹壎, 仲氏吹篪.]"라는 말이 있다. 담락(湛樂)은 ≪시경≫ 〈소아(小雅)·상체(常棣)〉에 "형제간이 서로 화합하여야만, 화락하고도 즐거우리라.[兄弟旣翕, 和樂且湛.]"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석 91)비파랑 …… 화락하도다
처자식들이 화갑에 화락한 모습을 말하고 있다. ≪시경≫ 〈소아(小雅)·상체(常棣)〉에 "처자들과 좋아하고 화합함이, 비파와 거문고를 타는 듯하네.〔妻子好合, 如鼓瑟琴〕"라고 한 말이 있다.
주석 92)덕성(德星)
목성(木星). 상서(祥瑞)로운 표시(表示)로 나타나는 별. 서성(瑞星)이라고도 하며, 현인(賢人)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주석 93)진실로 …… 넓도다
정사(精舍)를 묘사하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을 찬미한 것이다. ≪맹자≫ 〈등문공 하(滕文公下)〉 대장부장(大丈夫章)에 "천하의 넓은 집[仁]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자리[禮]에 서며, 천하의 대도[義]를 행한다.[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라는 말이 있다.
주석 94)무성한 …… 깃들고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3장(傳三章)에,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꾀꼴꾀꼴 꾀꼴새는 숲이 무성한 곳에 그친다.[緍蠻黃鳥 止于丘隅]'고 했거늘, 공자가 이르기를, '새도 그 그칠 바를 알거니, 사람치고 새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於止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고 했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시경(詩經)≫은 〈소아(小雅)·면만(綿蠻)〉을 말한다.
주석 95)물고기가 …… 시원하네
한(漢)나라 왕포(王褒)의 〈성주득현신송(聖主得賢臣頌)〉에 "큰 물고기가 큰 바다를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것처럼 시원스럽다.[沛乎若巨魚縱大壑]"라는 말이 나온다.
三十日 庚戌
陽。次新庵壽韻與原韻。

〈次新庵壽韻〉
【新庵。 則金炳敏。 居新村】
賡載故人花甲歌。光陰六十復如磨.吹以壎篪云湛樂。皷之琴瑟亦相和.佳賓賀語同心好。肖子壽巵景福多.系出安東餘蔭大。德星應照是全羅.

〈又次原韻〉
裁新因舊一精盧。眞是仁人廣所居.棲若邱隅知止鳥。沛如大壑縱來魚.梧軒得月閒招酒。竹牖向陽合看書.進修多日行成內。和氣自生福有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