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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경진)(二十九日 庚辰)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4년(갑인) / 1월(正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3.0001.TXT.0030
29일(경진)
흐림.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설경이 더욱 아름다웠다. 이화(梨花)와 경림(瓊林)이 좌우로 나란히 벌여있고, 옥룡(玉龍)과 염호(鹽虎)주 6)가 전후에서 모시는 것 같다. 찬 까마귀가 놀라 날아도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쏟아지지 않았고, 대나무가 고꾸라지며 쪼개지는 소리가 어지럽게 들려왔다.
주석 6)옥룡(玉龍)과 염호(鹽虎)
염호는 ≪춘추좌씨전≫ 희공(僖公) 30년 조에 나오는 말로, 소금을 굳혀서 호랑이 모양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이것이 눈과 관련된 고사가 된 것은 한기(韓琦)의 시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시에 "바위에 눈이 덮여 염호 빠진 듯하고, 휘어진 늙은 가지에 옥룡이 차가워라.[危石蓋深鹽虎陷, 老枝擎重玉龍寒]"라는 구절이 있는데, 바위에 눈이 쌓이자 그 모습이 마치 염호와 같이 보이고, 눈으로 휘어진 가지에는 마치 옥룡이 서려 있는 듯하다는 말이다. 이후로 염호와 옥룡은 눈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안양집(安陽集)≫)
二十九日 庚辰
陰。是日也朝起視之。 雪景尤美。梨花瓊林。 列於左右。 玉龍鹽虎。 侍于前後。寒鴉驚飛。 封條不散。 脩竹顚倒。 破聲亂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