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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13년(계축)
  • 12월(十二月)
  • 27일 무신(二十七日 戊申)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12월(十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2.0012.TXT.0027
27일 무신
맑음. 유희적(柳羲迪) 딸 혼례식에 빈객(賓客)이 되었는데, 유리적(柳涖迪)이 "심(心)은 한 가지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응하여 말하기를, "심(心)에는 통(通)함과 막힘이 있지만 타고난 성(性)은 하나이다. 성(性)은 곧 심(心) 가운데에 갖춰진 이(理)이다. 심(心)이 통하면 이(理)가 통하고, 심이 막히면 이(理)가 막힌다."라고 했다.

혼례 홀기(笏記)주 114)를 찬술하였다.
신랑(新郞)이 말에서 내리고 들어와서 자리에서 기다린다. 찬인(贊引)주 115)이 읍양(揖讓)하고 신랑을 인도하여 전안청(奠鴈廳)주 116)으로 들여서 자리에 무릎을 꿇게 한다. 중방(中房, 기럭아비)이 기러기를 바치면, 신랑이 기러기 머리를 왼쪽으로 하고 안는다. 주인(主人) 시자(侍者)가 기러기를 받아 땅에 놓는다. 신랑이 엎드렸다가 일어나서 조금 뒤로 물러나 동쪽을 향해 선다. 신부(新婦)가 나와서 예석(禮席) 위에 선다. 신랑이 읍하고 신부는 자리에 선다.
관세위(盥洗位)주 117)를 행하는데, 신랑이 관세하고 수건에 닦으면 신부가 관세하고 수건에 닦는다. 신부가 재배(再拜)하고 신랑이 답으로 일배(一拜)한다. 신부가 재배하고 신랑이 답으로 일배한다. 신랑신부가 꿇어앉아 근배례(巹盃禮)주 118)를 행한다. 술과 안주를 들고 사배례를 행한다. 신랑신부가 일어선다. 신부는 다시 들어가는데 찬인이 읍양하고 인도한다. 신랑은 매 계단마다 서로 읍양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이날 집으로 돌아왔다.
주석 114)홀기(笏記)
혼례나 제례 때 의식의 순서를 적은 글이다.
주석 115)찬인(贊引)
제향 때에 제사의 진행 절차를 돕고 인도하는 일 또는 그 일을 맡은 사람을 가리킨다.
주석 116)전안청(奠鴈廳)
전안(奠鴈, 혼인을 치를 때 신랑이 신부의 집에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상 위에 놓는 것)하기 위하여 베풀어 놓는 자리. 대개 마당에 차일 遮日)을 치고 병풍을 둘러놓고, 큰 상 위에 솔・대・과일・음식 따위를 차려 놓아 꾸민다.
주석 117)관세위(盥洗位)
손을 씻고 잔을 씻는 자리를 말한다.
주석 118)근배례(巹盃禮)
신랑과 신부가 서로 술잔을 나누어 마시는 의식으로 술을 교환하여 하나가 된다는 의미이다.
二十七日 戊申
陽。客於柳羲迪女婚宴。 柳涖迪云。 "心同也。" 余應之曰。 "心有通塞。 而天賦性一也。性卽心中所具之理。心通則理通。 心塞則理塞也。"
撰婚禮笏記。新郞下馬入竣于次。 贊引揖讓引導新郞。 入奠鴈廳就席跪。中房獻鴈。 新郞抱鴈左首。主人侍者受置鴈於地。新郞俛伏興。 少退東向立。新婦出就禮席上。新郞揖。 婦就席。行盥洗位。 新郞盥洗執巾。 新婦盥洗執巾。新婦再拜。 新郞答一拜。新婦再拜。 新郞答一拜。新郞新婦跪。 行巹盃禮。擧飮擧肴。 行沙盃禮。新郞新婦興。新婦復入。 贊引揖讓引導。新郞每階相揖讓入房。是日歸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