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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계묘)(二十一日 癸卯)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2.0010.TXT.0021
21일(계묘)
맑음. 책상 위에 미암선생이 노닐던 곳인 연계정(漣溪亭)주 94)의 시가 있는 것을 보고 삼가 차운하다.

〈연계정 시〉(漣溪亭韻)
정자가 방당주 95)과 마주해 작은 모래톱 끌어오니,(亭對方塘引小洲)
상류는 활발하고 하류는 유장히 흐르네.(上流活動下長流)
물고기 뛰고 솔개 나는 것주 96) 곳마다 볼 수 있으니,(魚躍鳶飛隨處見)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이 가운데 떠있네.(天光雲影這中浮)
선생께서 아셨던 당년의 즐거움을,(先生料得當年樂)
후학은 정밀치 못해 이날에 근심하네.(後學未精是日愁)
찾아온 사람 누가 알까 연원의 원대함을,(來人誰識淵源大)
만고토록 우뚝하여 한 언덕에 푸르리.(萬古兀然靑一邱)
주석 94)연계정(連溪亭)
전남 담양군 대덕면 장산리에 소재해 있는 정자로, 미암(眉巖) 유희춘(柳希春, 1513~1577)이 세웠다고 하지만 곧 없어졌던 것으로 보이며, 현재의 정자는 1910년대에 중건한 것이다. 기우만(奇宇萬 1846~1916)의 기문이 있다.
주석 95)방당(方塘)
주자의 시 〈관서유감(觀書有感)〉에 "반묘의 네모난 연못 한 거울처럼 열렸는데,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하네. 묻노니 저 어찌 이렇듯이 맑은가? 근원에 활수가 있기 때문이라네.[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라는 내용이 있다.
주석 96)물고기 …… 것
≪시경≫ 〈대아(大雅)・한록(旱麓)〉에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다다르고, 고기는 연못에서 뛰어오르네.[鳶飛戾天, 魚躍于淵]"라는 말이 있는데 ≪중용장구≫ 제12장에서 이 시를 인용하여 군자의 도가 상하(上下)로 드러난 것으로 설명하였다.
二十一日 癸卯
陽。見案上眉岩先生杖屨之所漣溪亭韻。 謹次。

〈漣溪亭韻〉
亭對方塘引小洲。上流活動下長流.魚躍鳶飛隨處見。天光雲影這中浮.先生料得當年樂。後學未精是日愁.來人誰識淵源大。萬古兀然靑一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