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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10월(十月)
- 6일(무자)(六日 戊子)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10월(十月)
6일(무자)
맑음. 집으로 돌아왔다. 용호(龍湖) 참봉(參奉)이 방문했다는 말을 듣고, 특별히 시 1편을 지었다.
용호거사는 본래부터 광명하여,(龍湖居士本光明)
진중하고 청진한 것으로 크게 이름을 떨쳤네.(珎重淸眞大有名)
일에 임하고 근원을 만나 몇 번이고 반드시 살피고,(臨事逢源幾必察)
인의(仁義)에 의거하니 움직임이 어찌 가볍겠는가.(處仁據義動何輕)
시요를 겪으면서도 함께 지조를 지켰으며,(經過時擾同持守)
일본 병사에게 당하면서도 사생을 함께 했네.(冒被日兵共死生)
남북에서 서로 잊고 지내다 제봉(題鳳)하고 떠나니,주 93)(南北相忘題鳳去)
어느덧 슬퍼져서 여향(餘香)을 아쉬워하네.(居然惆悵惜餘香)
- 주석 93)제봉(題鳳)하고 떠나니
- 벗을 방문하였다 만나지 못하고 돌아옴을 뜻한다. 진(晉)의 여안(呂安)이 친구 혜강(嵇康)을 찾아가니 때마침 혜강은 없고 그의 형 혜희(嵇喜)가 나와 맞이하였다. 여안은 안에 들어가지도 않은 채 '봉(鳳)'자를 문에 써 붙이고 선걸음에 떠났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鳳'을 파자(破字)하면 '범조(凡鳥)'로 평범한 새라는 의미가 된다.
六日 戊子
陽。歸巢。聞龍湖參奉訪問。 特題一律。
龍湖居士本光明。珎重淸眞大有名.臨事逢源幾必察。處仁據義動何輕.經過時擾同持守。冒被日兵共死生.南北相忘題鳳去。居然惆悵惜餘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