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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十月)
  • 4일(병술)(四日 丙戌)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2.0010.TXT.0004
4일(병술)
맑음. 소산(小山) 박영철(朴榮哲) -자는 명헌(明憲)이고, 호는 죽서(竹西)이다- 이 조대시(釣䑓詩)를 읊었는데, 조대는 곧 옥과 담녕(淡寧)주 89)의 대(坮)이다.

계석(溪石) 중간에 이 대(坮)가 있어,(溪石中間有此坮)
하늘이 아끼고 땅이 보호하여 별승지 열렸구나.(天慳地護別區開)
초록색 도롱이 둥근 삿갓에주 90) 찬 강의 눈이요,(綠簑團笠寒江雪)
푸른 물가 밝은 모래에 절벽의 이끼로다.(碧水明沙斷岸苔)
초택(楚澤)의 옛 노래 부르던 어부는 떠나가고,주 91)(楚澤古歌漁子去)
한나라 때 청절이주 92) 친구되어 찾아오네.(漢時淸節故人來)
무후사 건물이 용강(龍崗) 위에 있으니,(武侯祠屋龍崗上)
마침 이 노인이 자적할 곳을 얻었구나.(取適斯翁得所哉)
주석 89)담녕(淡寧)
옥과에 사는 제갈하백(諸葛夏帛, 1855~1918)의 호가 담녕이다.
주석 90)초록색 …… 삿갓에
당나라 장지화(張志和)의 〈어부사(漁父詞)〉에 "푸른 삿갓 쓰고 초록색 도롱이 걸쳤으니, 비낀 바람 가랑비에 굳이 돌아갈 것 없네.[靑蒻笠綠蓑衣, 斜風細雨不須歸]"라는 명구가 있다.
주석 91)초택(楚澤)의 …… 떠나고
초(楚) 나라 굴원(屈原)이 쫓겨난 뒤 초택(楚澤)에서 〈어부사〉를 지었다.
주석 92)한나라 때 청절이
후한(後漢) 때 사람인 엄광(嚴光)의 청절(淸節)을 말한다. 자는 자릉(子陵)이다. 광무제(光武帝)와 어릴 때 같이 공부한 친구로, 광무제가 왕위에 오른 뒤 찾아 맞이하여 간의대부(諫議大夫)를 맡겼으나 사양하고 동려현(桐廬縣) 남쪽 칠리탄(七里灘)에서 낚시를 즐기며 일생을 마쳤다.
四日 丙戌
陽。小山朴榮哲。 字明憲。 號竹西。 咏釣䑓詩。釣䑓者。 卽玉果淡寧之坮也。

溪石中間有此坮。天慳地護別區開.綠簑團笠寒江雪。碧水明沙斷岸苔.楚澤古歌漁子去。漢時淸節故人來.武侯祠屋龍崗上。取適斯翁得所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