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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3월(三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2.0003.TXT.0024
24일(신사)
아침에 흐리고 비가 오다가 저녁에 개더니 다시 비.

〈송환준의 '행로음(行路吟)'시에 답함(答宋雅行路吟)〉
이번에 가는 길은 어디로 향하는지요(伊間行路向何開)
주옥같은 글 주신 뒤론 오질 않구려(自錄瓊琚後未來)
시흥(詩興)은 몇 번이나 꽃이 만발할 때를 거쳤고(詩興幾經花爛界)
금심(琴心)은 마땅히 달 밝은 누대에 올랐을 것이리(琴心宜上月明臺)
혹시 기수(沂水)에서 증점(曾點)이 말한 뜻주 43) 이루었는지(倘成沂水點言志)
또는 위성(渭城)에서 원(元)이 들었던 술잔주 44) 씻는지(且洗渭城元進盃)
오래 기다린 마음에 매달린 걸상을 풀어두니주 45)(久待留情懸榻解)
이번에 돌아오시면 얼마나 즐거움 있을까나(有何所樂以今回)
주석 43)증점(曾點)이 …… 뜻
공자의 제자 증점(曾點)이 "늦은 봄에 봄옷이 만들어지면 관을 쓴 벗 대여섯 명과 아이들 예닐곱 명을 데리고 기수에 가서 목욕을 하고 기우제 드리는 무우에서 바람을 쏘인 뒤에 노래하며 돌아오겠다.[暮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자신의 뜻을 밝히자, 공자가 감탄하며 허여한 내용이 ≪논어≫ 〈선진(先進)〉에 나온다.
주석 44)위성(渭城)에서 …… 술잔
석별의 노래를 뜻한다. 당나라 왕유(王維)의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에 "위성의 아침 비 가벼운 먼지 적시니, 객사에는 푸릇푸릇 버들 빛도 싱그럽네. 그대에게 권하노니 다시 한 잔 드시오.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가 없다오.[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進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주석 45)매달린 …… 두고
정이 깊다는 의미이다. 후한 때의 예장 태수(豫章太守) 진번(陳蕃)이 빈객(賓客)을 전혀 접대하지 않았으되, 다만 당대의 고사였던 서치(徐穉)가 찾아오면 특별히 걸상 하나를 내려 그를 정중히 접대하고, 그가 떠난 뒤에는 다시 그 걸상을 걸어두곤 했던 데서 온 말이다.(≪후한서≫ 권53 〈서치열전(徐穉列傳)〉)
二十四日 辛巳
朝陰雨。 夕暉而雨。
答宋雅行路吟【煥俊】
伊間行路向何開。自錄瓊琚後未來。詩興幾經花爛界。琴心宜上月明臺。倘成沂水點言志。且洗渭城元進盃。久待留情懸榻解。有何所樂以今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