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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3월(三月)
- 11일(무진)(十一日 戊辰)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3년(계축) / 3월(三月)
11일(무진)
맑음. 밤에 두견새 우는 소리가 들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두견새 울음소리는 옛날과 같겠지만, 들리는 것은 자못 달랐다. 전년에 들을 때는 늘 회왕(懷王)주 39)의 혼백을 불쌍히 여겼는데, 지금 들을 때는 특히 우리 왕의 근심을 슬퍼한다. -전년에 들은 것은 귀촉도(歸蜀道)주 40)이더니, 오늘 밤 들은 것은 사측독(斯惻獨)이네.-
- 주석 39)회왕(懷王)
- 중국 전국시대 초 회왕은 위왕(威王)의 아들로 이름은 웅괴(熊槐). 진(秦) 소왕(昭王)이 혼인을 약속하고 만나기를 희망하자 굴원(屈原)의 간언을 듣지 않고 무관에 들어갔는데, 진(秦)나라 군대에 의해 강제로 진(秦)나라로 끌려갔다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죽었다.
- 주석 40)귀촉도(歸蜀道)
- 중국 촉(蜀)나라에 두우(杜宇)라는 왕이 있었는데, 뒤에 왕위(王位)를 신하에게 빼앗기고 그의 혼(魂)이 자규(子規)가 되어 타향(他鄕)에 나와서 울기를, "촉도로 돌아가자, 돌아감만 못하다 [歸蜀道, 不如歸]."라고 부르짖는다 한다.
十一日 戊辰
陽。夜聞杜鵑聲而不寐。鵑聲依舊。 而所聽頗異。前年聽時。 常憐懷王之魂。 至今聽時。 特愁吾王之憂【前年所聽歸蜀道。 今夜所聽斯惻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