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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11월(十一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1.0011.TXT.0014
14일(임신)
흐림. 오늘은 동지(冬至)이다. 동지시를 읊조렸다.

하나의 양이 처음 돌아오니주 186) 물물마다 새로움을 머금고(一陽初復物含新)
팥죽 끓여 집집마다 제사하고 부모 섬기네(豆粥家家祀事親)
관 속에 찬 재가 움직이는주 187) 자반(子半)주 188)의 때라(動管寒灰時子半)
폐관(閉關)주 189)때는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 몸을 감추네(閉關何處掩身人)

〈정규(正奎) 윤문(允文)을 만나서(逢正奎允文)〉
이별한 지 3년 뒤에야(別離三載後)
한 방안에서 서로 보게 되었구려(相見一室中)
은근한 정담이 세밀해지려면(慇懃情話細)
서로가 이심전심으로 통해야 하리(要與以心通)
그대 그리며 매미소리 듣던 날(懷君聽蟬日)
날 생각하다 끝내 말에서 떨어졌다지(思我落馬終)
우정이란 모두 만남과 헤어짐인 것(交誼渾分合)
좋은 만남 끝없이 이어가세나(源源好無窮)
주석 186)하나의 양이 처음 돌아오니
동지에 비로소 일양(一陽)의 기운이 시생(始生)하기 때문이다.
주석 187)관 속에 찬 재가 움직이는[動管寒灰]
갈대 속의 얇은 막을 태워 재로 만든 뒤 그것을 각각 율려(律呂)에 해당되는 여섯 개의 옥관(玉琯) 내단(內端)에다 넣어 두면 그 절후(節侯)에 맞춰 재가 날아가는데, 동지에는 황종(黃鍾) 율관(律管)의 재가 난다고 한다.(≪한서(漢書)≫ 〈율력지(律曆志)〉)
주석 188)자반(子半)
자시(子時) 반(半). 동짓날 한밤중 자시 반에 일양(一陽)이 시생(始生)한다는 소강절(邵康節)의 학설이 있다.
주석 189)폐관(閉關)
관문을 닫음. ≪주역≫ 〈복괘(復卦)〉 상사(象辭)에 "선왕이 복괘를 보고서, 동짓날에는 관문을 닫게 하고, 행상인의 출입을 금지시키며, 임금 자신은 지방을 순행하지 않는 것으로 경계를 삼았다.[先王以至日閉關, 商旅不行, 后不省方]"라고 하였는데, 이는 땅속에서 싹트기 시작하는 지극히 작은 하나의 양기(陽氣)를 보전하려는 경건한 마음에서 발로된 것이었다.
十四日 壬申
陰。是日冬至也。 咏冬至詩。一陽初復物含新。 豆粥家家祀事親。 動管寒灰時子半。 閉關何處掩身人。
逢正奎允文
別離三載後。相見一室中。慇懃情話細。要與以心通。懷君聽蟬日。思我落馬終。交誼渾分合。源源好無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