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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十月)
  • 2일(경인)(初二日 庚寅)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1.0010.TXT.0002
2일(경인)
흐림. 지관 한명오(韓明午)가 와서 밤늦도록 담론하였는데, 다음날 아침에 용산(龍山)의 말을 들었다. 용산이 말하기를 "지난밤에 여러 손님들과 놀다가 밤이 깊어지니 요기(饒飢)를 하지 않을 수 없어서 집에 들어가 아내에게 먹을 것을 부탁했는데 아내가 말하기를 '집에 술이 아직 안 익었다.'고 하였소. 또 과실을 청하자, 아내가 말하기를 '군자는 항상 무속인에게 집안이 미혹될까 단속해야 하거늘, 지금 지관에게 미혹되어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알지 못하고 독실하게 믿는 것이 이와 같군요.'라고 하였소. 들으니 말은 비록 옳지만 손님을 대접하는 것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에 지관의 도가 저명하다는 말로 대답하니, 금시(錦柹) 한 쟁반을 내주어 손님을 대접하였소."라고 했다. 듣고서 노래를 지었다.

진실이여, 진실이여(眞實眞實兮)
말은 마음의 소리가 되니 소리로서 알아야 하고(言爲心聲 聲以知)
가정을 다스리고 가정을 다스림이여(齊家齊家兮)
가정을 다스리는 것은 몸에 근본 하니 솔선수범 해야 하리(齊家本身 身先之)
初二日 庚寅
陰。地師韓明午來。 至夜半談論。 翌朝聞龍山說。龍山曰 "去夜。 與衆賓遊。 夜深則不得不饒飢。 故入宅內謀諸婦。 婦曰 '家釀未熟'。又請實果。 婦曰 '君子常責宅內之惑於巫尼徒。 今惑於地師。 不知其眞僞。 篤信如此'。聞則言雖是。 不得不待賓乃已。 故言以地師之道著。 對之。 則出錦柹一槃。 故待賓"云爾。聞而作歌。眞實眞實兮。言爲心聲 聲以知。齊家齊家兮。齊家本身 身先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