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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10월(十月)
- 1일(기축)(初一日 己丑)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10월(十月)
1일(기축)
흐림. 밤에 눈이 내렸다. 용산(龍山)과 담론을 하다가 말이 자기 집안 세계(世系)에 미쳤다. 하서 선정신으로부터 청재공(淸齋公) 장환(章煥)주 177)까지가 10대인데, 14살 손자 대중(大中)에게 전하는 시가 있다고 하는데, 다음과 같다.
집에 소장된 옛 책이 삼천 질이요(家藏舊籍三千秩)
대대로 일궈온 땅이 수십 이랑이라(世業荒田數十畝)
열네 살 어린 손자에게 물려주나니(付予穉孫年十四)
밭갈고 독서하며 뒤를 잘 이어갈 수 있겠지(渠能耕讀繼賢後)
또 돌아가신 어머니의 선산을 살 때 지은 시 한 수가 있어서 암송을 하기에, 기록해 둔다.
산은 요순 때의 사물이지만(山是唐虞物)
사람은 요순 때의 마음이 아니라네(人非堯舜心)
선실에는 백안주 178)이 많고(禪室多白眼)
객탑에는 황금이 적다네(客榻少黃金)
- 주석 177)장환(章煥)
- 김장환(金章煥, 1761~?)으로, 자는 치문(稚文), 김인후의 10대손이며, 아버지는 군수 김직휴(金直休)이다. 1819년에 영릉(寧陵)참봉을 지냈다.
- 주석 178)백안(白眼)
- 경멸하게 대함. 삼국 시대 위(魏)나라 완적(阮籍)이 속된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 즉 흰 눈자위를 드러내어 경멸하는 뜻을 보이고, 의기투합하는 사람을 만나면 청안(靑眼) 즉 검은 눈동자로 대하여 반가운 뜻을 드러낸 고사가 전한다.(≪세설신어・간오(簡傲)≫)
初一日 己丑
陰。夜雨雪。與龍山談論。 語及自家先世系。自河西先正。 至淸齋公諱章煥十世。 有傳十四歲孫大中詩之句。家藏舊籍三千秩。世業荒田數十畝。付予穉孫年十四。渠能耕讀繼賢後。又有先妣山地買得時。 所作一絶誦之。 記之。山是唐虞物。人非堯舜心。禪室多白眼。客榻少黃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