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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1.0010.TXT.0001
1일(기축)
흐림. 밤에 눈이 내렸다. 용산(龍山)과 담론을 하다가 말이 자기 집안 세계(世系)에 미쳤다. 하서 선정신으로부터 청재공(淸齋公) 장환(章煥)주 177)까지가 10대인데, 14살 손자 대중(大中)에게 전하는 시가 있다고 하는데, 다음과 같다.

집에 소장된 옛 책이 삼천 질이요(家藏舊籍三千秩)
대대로 일궈온 땅이 수십 이랑이라(世業荒田數十畝)
열네 살 어린 손자에게 물려주나니(付予穉孫年十四)
밭갈고 독서하며 뒤를 잘 이어갈 수 있겠지(渠能耕讀繼賢後)

또 돌아가신 어머니의 선산을 살 때 지은 시 한 수가 있어서 암송을 하기에, 기록해 둔다.

산은 요순 때의 사물이지만(山是唐虞物)
사람은 요순 때의 마음이 아니라네(人非堯舜心)
선실에는 백안주 178)이 많고(禪室多白眼)
객탑에는 황금이 적다네(客榻少黃金)
주석 177)장환(章煥)
김장환(金章煥, 1761~?)으로, 자는 치문(稚文), 김인후의 10대손이며, 아버지는 군수 김직휴(金直休)이다. 1819년에 영릉(寧陵)참봉을 지냈다.
주석 178)백안(白眼)
경멸하게 대함. 삼국 시대 위(魏)나라 완적(阮籍)이 속된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 즉 흰 눈자위를 드러내어 경멸하는 뜻을 보이고, 의기투합하는 사람을 만나면 청안(靑眼) 즉 검은 눈동자로 대하여 반가운 뜻을 드러낸 고사가 전한다.(≪세설신어・간오(簡傲)≫)
初一日 己丑
陰。夜雨雪。與龍山談論。 語及自家先世系。自河西先正。 至淸齋公諱章煥十世。 有傳十四歲孫大中詩之句。家藏舊籍三千秩。世業荒田數十畝。付予穉孫年十四。渠能耕讀繼賢後。又有先妣山地買得時。 所作一絶誦之。 記之。山是唐虞物。人非堯舜心。禪室多白眼。客榻少黃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