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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5월(五月)
- 11일(임신)(十一日 壬申)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5월(五月)
11일(임신)
맑음. 맥추(麥秋)주 155)가 점점 다해가고 이앙 또한 늦은지라 백성들이 모두 비를 기다린다. 〈계사전〉의 '길흉과 회린(悔吝)주 156)은 동함에서 생겨나는 것이다.[吉凶悔吝, 生乎動者也]'를 보았는데, 시씨(柴氏)주 157)는 '정(情, 참)과 위(僞, 거짓)가 서로 감응한다[情僞相感]'는 말을 주석하면서 '정(情, 성정)이 참이란 것을 알겠으니, 참됨은 바르고 거짓됨은 바르지 못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거짓됨[僞]은 어느 곳에서 생기는 것인가?
- 주석 155)맥추(麥秋)
- 보리가 익어서 거둘 만하게 된 때를 말한다.
- 주석 156)회린(悔吝)
- 우려하는 모양. 회(悔)는 현실을 걱정하고 고민하며 길한 곳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하고, 린(吝)은 현실에 만족하며 흉한 데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 주석 157)시씨(柴氏)
- 시중항(柴中行)을 말한다. 자가 여지(與之)로, 1190년에 진사에 합격하여 무주 군사추관(撫州軍事推官)에 임명되었다. 송나라 영종(寧宗) 때 한탁주(韓侂胄)가 정권을 잡고 자기에게 반대하는 자들을 제거하려고 하면서 도학(道學)을 인정(人情)에 어긋나는 위학(僞學)으로 지목하여 금지시키고, 도학의 주요 인물인 주희(朱熹)의 관작을 삭탈하고, 채원정(蔡元定)을 좌천시키는 등 조정의 정사(正士)들을 모두 축출시키자, 이에 시중항이 말하기를 "어려서부터 정씨의 ≪주역≫을 배웠으니 만일 위학이라고 한다면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自幼習易, 讀程氏易傳, 未委是與不是偽學, 如以爲偽, 不願考校.]"라고 하니, 사론(士論)이 그의 말을 장하게 여겼다."라고 했다.(≪송사전문(宋史全文)≫ 권29)
十一日 壬申
陽。麥秋漸盡。 移秧且晩。 民咸待雨。看繫辭'吉凶悔吝。 生乎動者也'。 柴氏註'情僞相感'之語。 '知情之眞。 而眞是正僞是邪'。 然則僞自何而生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