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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5월(五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1.0005.TXT.0004
4일(을축)
맑음. 옥과(玉果) 화면(火面)주 147)의 가지봉(柯支峰) 중록 오좌향자(午坐向子)주 148)에 자리한 어머니 산소에 성묘를 갔다. 신안동(新安洞)을 지나가면서 인재(忍齋) 김인식(金璘植)을 방문하고, 주영묵(朱永默)의 집에 들어갔다. 점심을 먹은 후 친산에 가서 성묘를 하고 가곡(柯谷)리의 박진식(朴鎭植) 집에서 유숙했다. 이감역(李監役)과 신득우(申得雨)를 방문하고, 이어서 김익신(金益信)을 방문하려다가 잘못하여 김능신(金能信)의 집에 들어갔는데, 곧 김익신의 형님 집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청단리(靑丹里)를 지나며 제갈하백(諸葛夏帛)주 149)을 방문했는데 보지 못했고, 연화동(蓮花洞)주 150)을 지나면서 족장(族長)인 재순(在舜)씨를 방문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새로 세운 비석이 하나 있어서 보니, 곧 '여규화 시혜물망비(呂奎華施惠勿望碑)' -금팔동(金八洞)주 151)의 호세(戶稅)를 대신 납부하여 궁함을 구휼해 주었으니 두터운 은혜를 잊기 어려워 비석에 새겨 공덕을 칭송한다.[戶金八洞遞納恤窮, 惠厚難忘勒碑頌功]-였다.
주석 147)화면(火面)
원래 화면은 옥과현의 한 면이었으나 1912년 당시에는 창평군에 속해있었다. 현재는 곡성군 오산면에 해당된다.
주석 148)오좌향자(午坐向子)
정남쪽을 등진 방향을 말한다.
주석 149)제갈하백(諸葛夏帛, 1855~1918)
자는 세량(細凉), 호는 담녕(澹寧), 본관은 남양(南陽)이다. 곡성군 오산면 청단리에서 살았으며,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문하에서 수업하였다. 연재(淵齋) 송병선(宋秉璿), 운람(雲藍) 정봉현(鄭鳳鉉), 박운창(朴雲牕), 김계운(金溪雲) 등의 문하에서도 두루 노닐었다. 유집으로 ≪담녕집(澹寧集)≫이 있다.
주석 150)연화동(蓮花洞)
현재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에 해당된다.
주석 151)금팔동(金八洞)
창평군 장남면(현재 담양군 수북면 황금리)에 금구동(金九洞)이 있는데, 이곳이 아닌가 한다.
初四日 乙丑
陽。玉果火面。 柯支峰中麓午坐向子。 先妣山省楸之行。過新安洞。 訪忍齋金璘植。 入朱永默家。午飯後。 向親山省楸。 留宿柯谷朴鎭植家。訪李監役申得雨。 轉訪金益信。 誤入金能信家。 乃益信舍伯家也。回路。 過靑丹里。 訪諸葛夏帛。 未見而過蓮花洞。 訪族長在舜氏。 還巢。中路。 有一新碑。 見之。 乃呂奎華施惠勿望碑【戶金八洞遞納恤窮。 惠厚難忘勒碑頌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