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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2월(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1.0002.TXT.0019
18일(신해)
흐림. 청명(淸明)이다. 하만(河晩)주 40)에 이르러서 김낙주(金洛柱)씨 –자는 인초(寅初), 호는 용산(龍山)– 와 유원효(柳遠斆)씨 –자는 기지(基砥), 호는 농아(聾啞)–를 방문했다. 서로 담소하다가 농아음(聾兒吟)을 들었다.
옛날에 익힌 것은 쓸모가 없고 신식에는 귀머거리라(舊習無用新式聾)
충언을 말하지 않으니 입이 있어도 벙어리라네(忠言不語有口啞)
상도가 어지럽고 이치가 어긋나니 들어도 귀머거리요(亂常咈理聞已聾)
풍속이 바뀌고 변해지니 보아도 벙어리라네(易俗移風見則啞)

밤에는 우리에서 잠자는 돼지처럼 귀머거리 되고(夜作廐圈宿彘聾)
낮에는 밭에서 밭가는 소처럼 벙어리 된다네(晝爲野田耕牛啞)
문을 나서면 인형과 짝하다 문에 들어오면 부처이니(出門伴偶入門佛)
누가 인간세상이 귀머거리에 벙어리임을 알리오(誰識人間聾且啞)
주석 40)하만(河晩)
현재 전남 장성군 북하면 용두리 하만 마을이다.
十八日 辛亥
陰。淸明。到河晩。 訪金洛柱氏【字寅初。 號龍山】。 柳遠斆氏【字基砥。 號聾啞】。 相與談笑。 聞聾兒吟。舊習無用新式聾。忠言不語有口啞。亂常咈理聞已聾。易俗移風見則啞。夜作廐圈宿彘聾。晝爲野田耕牛啞。出門伴偶入門佛 誰識人間聾且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