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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2년(임자) / 1월(春王正)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1.0001.TXT.0013
13일(병자)
흐림. 아침에 〈계사(繫辭)〉를 읽었는데,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는 것을 도(道)라고 한다. 이것을 잇는[발현하는] 것이 선(善)이요, 이것을 이루는 것이 성(性)이다.[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주 7)라는 내용에 이르러 궁리 연구를 그치지 않아 침식을 잊는 데까지 이르렀다.
대개 이 두 구절은 큰 강령이니, 깨우쳐 주고 쉽게 터득하게 하는 말이다. 이것을 세밀히 보면 일음(一陰)에 앞서 양(陽)이 있고, 일양(一陽)의 뒤에 음이 있다. 음 가운에 양이 있고 양 가운데 음이 있다. 합하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합하여 신묘불측하다. 이른바 도라는 것은 변화하고 유행하기 때문에 '계지(繼之)'니 '성지(成之)'니 하는 것은 이시(異時)가 아니고, '선(善)이니' '성(性)이니' 하는 것도 이물(異物)이 아니다.
'계(繼)'는 천명을 물(物)이 받은 이치로써 연속해서 말한 것이고, '성(成)'은 물(物)이 품수 받은 확정된 이치로써 말한 것이다. '선(善)'은 기질의 청탁을 겸한 것이 아니고, 순박(純駁)의 하나만 든 것이니, 이(理)의 순일한 것이다. '성(性)'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이치를 온전히 구비한 것으로, 정(情)의 편색(偏塞)을 겸한 것이 아니다. 비록 그렇더라도 나의 생각으로는 그른지 옳은지를 잘 알지 못하겠으니, 뒷날의 군자를 기다린다.
김승범(金承範)이 왔다.
주석 7)한번 …… 한다
≪주역≫ 〈계사 상(繫辭上)〉 제5장에, "일음 일양을 도라고 하니, 잇는 것[발현하는 것]이 선이고 이룬 것이 성이다.[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의 본의(本義)에는, "계(繼)는 그 발(發)함을 말하고 선(善)은 화육(化育)의 공(功)을 말한다. 성(成)은 그 갖춤을 말하고 성(性)은 물이 받은 것을 말하니, 물(物)이 생(生)하면 성(性)이 있어서 각각 이 도(道)를 갖춤을 말한다."라고 하였다.
十三日 丙子
陰。朝讀繫辭。 至"一陰一陽之謂道。繼之者善。 成之者性。" 窮硏不已。 至忘寢食。盖此兩節是大綱。 曉人易得之說。這間細密。 則一陰之先有陽。 一陽之後有陰。陰之中有陽。 陽有陰。合而異。 異而合。 神妙不測。所謂道者。 以其變化流行之。 故繼之成之。 非異時。 善也性也。 非異物也。繼。 以天命物受之理。 連續言之也。成。 以物稟確定之理。 言之也。善。 是不兼氣質之淸濁。 純駁單擧。 理之純一也。性。 是全具仁義禮智信之理。 而不兼情之偏塞也。雖然。 愚意之非是。 未能知。 而以待後之君子也。金承範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