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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832년(임진)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5.0002.TXT.0011
11일
○새벽에 출발하여 덕평(德坪)주 39)에 이르자 막 동이 텄다. 천안(天安) 도리치(道理峙)주 40)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직산(稷山)주 41) 삼거리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홍경(洪景) 객점에 이르러 유숙하였다. 새벽에 출발할 때 무열 씨가 먼저 다음과 같이 읊었다.

집 남쪽 새벽닭 소리 귓전 가득 들리는데(屋南晨鷄滿耳聽)
동녘에 아직 해는 뜨지 않고 별만 반짝이네(東猶不出啓明星)
승려가 등불을 가지고 앞길을 재촉하니(有僧持燭催前路)
앞에 펼쳐진 수많은 산은 푸르름을 갈아놓은 듯하네(當面群山只磨靑)

내가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금계가 한 차례 우니 객이 먼저 듣고(金鷄一唱客先聽)
길 안내 등불을 켜니 완전히 별처럼 보이네(指路點燈完似星)
오르락내리락 산길의 어둠 속에서는(低仰山蹊冥色裏)
연장자가 젊은 소년에 미치지 못하네(大年不及少年靑)

오서 객이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나그네 가장 먼저 새벽닭 소리 듣고 일어나니(旅客最先曉鷄聽)
구름 낀 하늘에 비가 오려나 별이 보이지 않네(雲天欲雨未看星)
승려는 등불로 길을 안내하며 여행길을 재촉하고(僧燈指路催行李)
그림처럼 아름다운 수많은 산은 푸르스름하네(活畵群山影裏靑)
주석 39)덕평(德坪)
충청남도 논산시 부적면 덕평리이다.
주석 40)도리치(道理峙)
천안 남쪽에서 공주로 통하는 고갯길이다.
주석 41)직산(稷山)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이다.
十一日
○曉發, 抵德坪始開東矣。 抵天安道理峙朝飯。 抵稷山三巨里中火。 抵洪景店留宿。 曉發時, 武說氏先吟曰: "屋南晨鷄滿耳聽, 東猶不出啓明星。 有僧持燭催前路, 當面群山只磨靑。" 余次曰: "金鷄一唱客先聽, 指路點燈完似星。 低仰山蹊冥色裏, 大年不及少年靑。" 烏栖客次曰: "旅客最先曉鷄聽, 雲天欲雨未看星。 僧燈指路催行李, 活畵群山影裏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