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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832년(임진)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5.0002.TXT.0010
10일
○새벽에 출발하여 고대로(高大路)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금강(錦江)을 건널 적에 무열 씨가 즉흥적으로 다음과 같이 읊었다.

이른 새벽 금강에 와서 배를 타고(侵晨來到錦江船)
넘실넘실한 강물에 신선처럼 앉아 있네(維水泱泱坐若仙)
안개도 걷히고 연기도 사라져 밝게 갤 즈음에(霧罷烟消開朗際)
가슴 활짝 열어젖히고 장쾌하게 하늘을 보네(塵襟被盡快觀天)

내가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내 시를 읊조리며 배를 대기를 기다리니(待我晴吟艤一船)
오늘 아침 문득 물 가운데 신선이 되었네(今朝便作水中仙)
안개 속에서 몇 가락 뱃노래 소리 들려 오고(數聲款乃烟霞裏)
강 건너는 여정 마치 푸른 하늘에 앉아 있는 듯하네(利涉行裝坐碧天)

오서 객이 다음과 같이 차운하였다.

손을 잡고 함께 금강의 배에 올라서(携手同乘錦水船)
허공에 기댄 신세 신선처럼 앉아 있네(憑虛身勢坐如仙)
끝없이 아득한 아름다운 저곳을 응시하니(眼穿無際看佳適)
안개 낀 수면이 푸른 하늘과 같은 빛깔이네(一色烟波共碧天)

궁원(弓院)주 37)에 이르러 요기를 하였다. 원기(院基)주 38)에 이르러 유숙하였다.
주석 37)궁원(弓院)
충청남도 공주시 정안면 운궁리이다.
주석 38)원기(院基)
충청남도 천안시 광덕면 원덕리 원기마을이다.
初十日
○曉發, 抵高大路朝飯。 渡錦江, 武說氏卽到吟曰: "侵晨來到錦江船, 維水泱泱坐若仙。 霧罷烟消開朗際, 塵襟被盡快觀天。" 余次曰: "待我晴吟艤一船, 今朝便作水中仙。 數聲款乃烟霞裏, 利涉行裝坐碧天。" 烏栖客次曰: "携手同乘錦水船, 憑虛身勢坐如仙。 眼穿無際看佳適, 一色烟波共碧天。" 抵弓院療飢。 抵院基留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