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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831년(신묘)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4.0001.TXT.0016
16일
○일찍 출발하였다. 아침 이슬이 눈 위에 더해져 몹시 춥고 아주 괴로웠다. 율목정(栗木亭)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진창길이 너무 심해 무릎이 빠질 정도였다. 간신히 신탄(新灘) 저자 변두리에 이르러 떡을 사서 요기를 하였다. 오촌(鰲村)에 이르도록 겪은 고초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송 생원(宋生員)이 들어왔다. 잠시 쉬고 나니 정품(呈禀)하려고 동학서원 서재(西齋)에서도 들어왔다. 각기 세 곳에서 와 뜻밖에 서로 만났으니 참으로 다행이었다.
들어가 장석을 뵈니 건강은 달리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숙환으로 오래도록 신음하고 계신다고 하였다. 행랑채로 나와서 정품 차 들어온 서재를 들여보내고, 품목(稟目)주 26)을 서재에 봉류(捧留)주 27)하고 바로 나왔다. 한참 있다가 서재에서 불러들였다. 서재에서 품목을 가지고 나왔으므로 바로 열어보았는데, 그 글을 보고 삼현(三賢)을 추배(追配)하는 논의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었으니, 현인을 존모하고 의(義)를 앙모하는 정성이 매우 흠앙(欽仰)할 만하였다. 돌아보면 비루하고 용렬한 내가 어찌 족히 미치겠는가. 사론(士論)이 이미 다 모였으니 정품할 일이 있어 …… -결락- …… 가부를 얻었다. 신묘년(1831, 순조31) -결락- ……하여 기뻤다. 민어, 황향(黃香, 송진) 5개를 가지고 와서 장석께 드리니, 답하여 말하기를 "이렇게 추운 노정에도 정성을 다해 이런 물건들을 매번 이렇게 가져오니, 도리어 편치 않소."라고 하였다. 행랑채로 물러 나와 흥용(興龍) 송흠모(宋欽模)와 함께 유숙하였다.
주석 26)품목(稟目)
서원이나 향교에서 그 지방의 수령에게 올리는 문서 양식의 하나이다. 여기서는 장석에게 올리는 글을 말한다.
주석 27)봉류(捧留)
거두어들인 물건이나 돈을 보관하여 두는 것을 말한다.
十六日
○早發。 朝露甚於雪上, 極寒極寒, 苦哉苦哉。 抵栗木亭朝飯。 泥濘莫甚, 可謂沒膝。 艱抵新灘市邊, 買餠療飢。 得達鰲村, 困苦難狀。 不移時, 生員入來。 小憩後, 呈禀次學院西齋, 亦爲入來。 各在三處, 不期相會, 幸幸。 入謁丈席, 則氣候別無大端失和, 而以宿患長在呻吟云。 出來廊底, 入送呈呈禀西齋矣, 稟目捧留西齋卽出矣。 稍久招入西齋矣。 西齋持禀目出來, 故卽爲披覽, 則來示備悉三賢追配之議, 尊賢慕義之誠, 殊可欽仰。 顧此陋劣, 何足與及? 士論旣咸, 則猶在禀,【缺】 得其可否之已。 辛卯【缺】 忻幸。 持來民魚、黃香五介, 納于丈席前, 答曰: "如此寒程, 何以致身, 而此等物, 每每如是, 還爲不安云矣。" 退來廊底, 與興龍宋欽模同留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