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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행록(西行錄)
- 1831년(신묘)
- 10월(十月)
- 11일(十一日)
서행록(西行錄) / 1831년(신묘) / 10월(十月)
11일
○아침 일찍 출발하여 연산(連山)주 20)의 관동(館洞)주 21) 앞에 이르러 노비와 말을 곧장 주막으로 보냈다. 길보(吉甫)는 일행과 관동의 김의현(金義鉉) 집으로 들어갔다. 그와 더불어 동행하겠다고 말하니 말이 없다고 일컫고, 또 구애되는 일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세마(貰馬, 세를 받고 빌려주는 말)를 타고 갈 생각으로 1냥을 내고 나와 주막에서 아침을 먹었다. 신도(新都)의 석보(石湺) 객점에 이르러 점심을 먹고 출발하였다. 가는 도중에 눈보라가 매서웠다. 앞으로 갈 길은 20여 리인데 날은 이미 저물었다. 저물녘에 밀목치(密木峙)주 22)를 넘는데, 돌길로 된 고개가 높고 험했다. 간신히 서원 밑에 이르니 밤이 벌써 삼경(三更)이었다. 길을 가는 도중에 당한 고초는 평생 처음 겪은 것이었다.
- 주석 20)연산(連山)
-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이다.
- 주석 21)관동(館洞)
-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관동리이다.
- 주석 22)밀목치(密木峙)
-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의 학봉리와 계룡시 신도안면의 용동리 사이에 있는 고개이다.
十一日
○早發, 抵連山館洞前, 奴馬直送酒幕。 吉甫與同行入館洞金義鉉家, 與之同行爲言, 則稱以無馬, 又有拘碍之事云。 故以騎來貰馬之意, 出給一兩錢, 出來酒幕朝飯。 抵新都石湺店中火發程。 中路風雪極寒。 前路二十餘里而日已暮矣。 暮越密木峙, 石路峙嶇。 艱抵院底, 則夜已三更矣。 中路困苦之辱, 平生初見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