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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828년(무자) / 5월(五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3.0002.TXT.0019
20일
○아침 먹기 전에 들어가 장석(丈席)을 뵈었다. 일행이 장석을 만나고자 하였으므로 먼저 얼굴을 돌려 나왔다. 아침을 먹은 뒤에 일행과 들어가 장석을 뵙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옥이 《충열록(忠烈錄)》 1권을 드렸다. 그길로 하직하고 나와 출발하였다. 신탄(新灘) 저자 주변에 이르러 기주(欺酒)를 사서 먹었다. 신탄을 건너 유성(油城) 저자 주변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성전(星田)주 52)의 집성사(集成祠)주 53)에 들러 참배를 하고 봉심(奉審, 사당을 살핌)을 하였다. 곧 주부자(朱夫子)와 송우암(宋尤菴) 두 선생의 영정이었다. 주부자의 영정 위에는 '문공 회암 주선생 진상(文公晦菴朱先生眞像)'이라고 쓰여 있었다. 우암의 영정 위에는 '문정공 우암 송선생 진상(文正公尤菴宋先生眞像)'이라고 쓰여 있었다. 봉심하고 난 뒤에 강당으로 나와 잠시 쉬고 나서 출발하였다. 산정령(散亭嶺)을 넘어 척후(尺後) 주막에 이르러 유숙하였다. 50리를 갔다. 절구 1수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천 리 먼 노정을 멀다 않고 찾아오니(千里長程不遠尋)
선연히 남은 영정이 예나 지금이나 같네(分明遺像古猶今)
종종걸음으로 뜰을 지나 참배하니 비루한 마음 없어지고(趨庭瞻拜消鄙吝)
저절로 천추토록 경외하는 마음이 생기네(自發千秋敬畏心)
주석 52)성전(星田)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 별밭 마을이다.
주석 53)집성사(集成祠)
선조 혹은 선현의 신주나 영정을 모셔두고 배향하는 곳으로 사당, 사우라고 한다. 고려말 주자학이 도입되면서 향촌 교화 정책의 일환으로 건립되었다. 특히 중국 남송 때의 유학자 주희를 모시는 사당이 많이 건립되었다.
二十日
○朝前, 入謁丈席。 同行欲見丈席, 故先爲旋容出來。 朝飯後, 與同行入謁, 移時談話。 汝玉納《忠烈錄》一卷。 仍爲下直而出來, 發程。 至新灘市邊, 買欺酒以食。 越新灘, 抵油城市邊午飯。 歷入星田集成祠, 參謁奉審。 卽朱夫子、尤菴兩先生畵像。 如朱夫子影幀上, 書文公晦菴朱先生眞像;尤菴影幀上, 書文正公尤菴先生眞像。 奉審後出來講堂, 暫憩後登程。 越散亭嶺, 抵尺後酒店留宿。 行五十里。 吟一絶曰: "千里長程不遠尋, 分明遺像古猶今, 趨庭瞻拜消鄙吝, 自發千秋敬畏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