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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행록(西行錄)
- 1827년(정해)
- 10월(十月)
- 4일(初四日)
서행록(西行錄) / 1827년(정해) / 10월(十月)
4일
○종일 비가 내려 밖으로 나가지 못하니 답답하였다. 저녁을 먹을 때에 길손 한 명이 들어와서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바로 연산(連山)에 사는 이 석사(李碩士)인데 순찰사의 일가라고 하였으며, 그의 이름은 이종수(李宗洙)였다. 건넌방에 보은(報恩) 손님이 며칠을 머물러 있었는데, 밥을 먹은 뒤에 마침 우리가 머무는 곳에 왔다. 그래서 그 성명을 물어 보니 윤제대(尹濟大)라는 이름의 사람이었으며, 그의 나이를 물으니 나와 갑생(甲生)이었다. 그가 온 연유를 물었더니, 역천(櫟泉) 선생의 서원을 건립하는 일과 각 고을 향교(鄕校)와 서원(書院)의 규례대로 돈을 수합하는 일을 순상(巡相)에게 청탁하려고주 3) 이 주막에 와서 머물러 있다고 하였다.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묵었다.
- 주석 3)청탁하려는
- 원문의 '칭념(稱念)'은 관원이 외방에 나아갈 적에 고관들이 사적으로 은근히 부탁하는 것을 말한다. 《성종실록(成宗實錄)》 9년 4월 8일 조에 "수령이 부임할 적에 그 지방 출신의 공경대부들이 그를 알든 모르든 간에 모두 술과 고기를 가지고 와서 전별하며 자기 노비들을 잘 봐 달라고 청하는 것이 상하 간에 풍속을 이루었는데, 이를 일러 칭념이라고 하였다.[凡守令之赴任也, 公卿大夫, 知與不知, 皆持酒肉而餞之, 請其奴婢完護, 上下成俗, 名之曰稱念.]"라는 말이 나온다.
初四日
○終日雨不得出外, 悶悶。 夕食時, 有一客入來, 故與之相話, 則乃連山居李碩士, 而與巡相一家云, 其名則宗洙矣。 越房有報恩客留連, 而食後適來吾留處, 故問其姓名, 則尹濟大爲名人, 問其年, 則與吾甲生。 問其來由, 則以櫟泉先生建院事, 各邑校院例付錢收合事, 稱念於巡相之意, 來留此幕云。 與之談話, 仍爲同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