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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823년(계미) / 9월(九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1.0004.TXT.0021
21일
정 진사(丁進士)가 오늘 내려간다고 말하였는데, 나는 정장(呈狀) 때문에 동행하지 못하여 아쉬웠다. 이른 아침에 대묘동(大廟洞)에 가서 공서(公瑞)와 그 아들 참(參)을 만나서 돈 문제를 상의하였는데, 다만 20관뿐이라 했다. 돈을 가지고 예조 직방(直房) 앞의 술집으로 가서 안인성(安寅成)을 기다렸다. 한참 지나도 오지 않아서 그 까닭을 물었더니 예조 본부에 일이 있어서 현재 본부에 있다기에 급히 갔다. 안리(安吏)와 함께 직방(直房)으로 와서 정장(呈狀)을 찾아보았더니, 제사(題辭)가 과연 뜻대로 되어 있어 다행스러웠다. 이어 약간의 물건을 주고 급히 대묘동(大廟洞)으로 가서 공서와 내일 동행하기로 약속하였다.
회동(晦洞)주 76)에 갔더니 여산(礪山) 제각(祭閣)에 관한 일로 통문(通文)을 주어서 가지고 왔다. 오는 길에 차동(車洞)이희(李) 집에 들렀으나 주인이 부재중이라서 작별하지 못하였다. 민치항(閔致恒)의 집에 들러 작별 인사한 다음, 그의 아우 민치명(閔致明) 집에 들어갔으나 마침 출타하여 작별하지 못하였으니, 한탄스럽다.
저녁에 주인집에 이르니 공서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밥을 먹은 뒤에 명생(明生, 명두엽(明斗燁))도 와서 그대로 함께 묵었다. 대개 내일 동행하여 고향에 내려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주석 76)회동(晦洞)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4가・인현동1가・인현동2가에 걸쳐 있던 마을이다.
二十一日
進士今日下去爲言, 而余則以呈狀之致, 不得同行, 欠事欠事。 早朝往大廟洞, 見公瑞與其子, 以錢相議, 只以二十貫云, 故持去禮曹 直房前酒家, 待安寅成矣。 稍久不來, 故問其故, 則有事於禮曹本府, 方在本府云, 故急往。 與吏偕來直房, 推尋呈狀, 則題辭果爲如意, 可幸。 仍給略干物, 急往大廟洞, 與公瑞約以明日同行。 往晦洞, 則以礪山祭閣事通文以給, 故持來。 來路入車洞 家, 則主人不在, 不得作別。 入閔致恒家, 仍爲作別。 入其弟致明家, 適出他, 不得作別, 可歎耳。 暮抵主人家, 則公瑞來待矣。 夕飯後, 生亦來, 仍爲同宿。 盖明日同行, 下鄕之意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