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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823년(계미) / 4월(四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1.0002.TXT.0008
8일
아침 전에 임실 종인(宗人) 연영(延英)이 찾아왔는데, 기쁜 나머지 절구 한 수를 읊었다.

천 리 먼 길에서 백대의 친척 만나(千里相逢百代親)
처음 만나 기쁜 마음은 천륜에서 나온 것이리(逢初心喜自天倫)
더구나 또 이번 길에 고락을 함께하니(況又今行同甘苦)
그 누가 우리 세 사람의 깊은 정 만하랴(深情其孰我三人)

남원(南原)문욱(文旭)도 찾아왔다. 이에 아침을 먹고 나서 문욱용산(龍山)으로 가고, 나는 낙안 형님, 임실(任實) 종인(宗人)과 묘동(廟洞)임실(任實) 사관(舍館)에 갔다. 한용(韓溶)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에 한우(韓友)와 진사 오우상(吳羽常) 집에 가서 예조에 소장 올릴 일을 논의하였는데, 실기(實記) 제장(製狀)을 보겠다고 하여 실기(實記) 한 권을 그의 집에 남겨 두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에 남계(南溪) 정민채(丁敏采)의 안부(安否)를 물었더니, 서간(書簡)을 가지고 왔는데 다른 곳에서 오는 바람에 가져오지 못했다고 하였다. 내일 가지고 다시 오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니 답하기를,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곧바로 출발하여 신 승지(愼承旨) 집에 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종묘동(宗廟洞)의 조 지사(趙知事) 집에 갔다. 보성(寶城)의 종인(宗人) 귀환(龜煥)을 찾아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형 두환(斗煥)이 어제 도성에 들어왔다고 하기에 곧바로 만나 예조에 올리는 일을 말하였더니 그도 좋다고 하였다. 나는, "들어가는 것이 적지 않다는데 빚을 얻을 길이 없으니 여기에서 만약 주선할 방도가 있으면 변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길로 성균관으로 가서 관인을 찍은 다음 날이 저물어서야 주인집에 돌아오니 오위장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박인수(朴寅洙)도 와서 함께 묵었다.
初八日
朝前任實宗人延英來見, 忻喜之餘, 吟一絶曰: "千里相逢百代親, 逢初心喜自天倫。 況又今行同甘苦, 深情其孰我三人。 " 南原 文旭亦來。 仍朝飯, 文旭龍山, 余則與樂安兄主及任實宗人, 往廟洞 任實舍館。 與韓溶暫話後, 與友往進士 羽常家, 論其呈禮曹事。 見實記製狀之意, 置實記一卷於其家, 暫話後, 問南溪 丁敏采安否, 故書簡持來, 而自他處來到, 故未袖而來, 則明日袖, 而更來如何。 答曰: "明日更來而出。" 卽發入承旨家, 暫話後, 往宗廟洞 知事家。 訪寶城宗人龜煥暫敍, 則其兄斗煥, 昨日入云, 故卽爲相面, 說及呈禮曹事, 則亦曰好矣。 余曰: "所入不小, 而得債之道無路, 自此若有周旋之道, 則變通爲可。" 仍往成均館打印, 乘暮還主人家, 則五衛將來待矣。 朴寅洙亦來同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