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일기
  • 서행록(西行錄)
  • 1823년(계미)
  • 4월(四月)
  • 6일(初六日)

서행록(西行錄) / 1823년(계미) / 4월(四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11.0002.TXT.0006
6일
오후에 임실여해(汝梅)와 종인(宗人) 연영(延英)이 찾아왔기에 예조에 소장 올리는 일을 부탁하였더니 대답하기를, "들어가는 바가 없지 않으니 미리 변통하여 가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낙안(樂安) 형님과 차동(車洞)주 12)민치항(閔致恒) 집에 가서 그 형제와 잠시 격조했던 회포를 풀고는 실기(實紀) 한 권을 주었다. 이어 서소문(西小門) 밖 이희(李)의 집으로 갔더니, 기쁘게 맞이하고 정성스레 대접하여 옛일을 회상하며 상심하는 기운이 많이 있었는데, 주인이나 객이나 마찬가지였다. 잠시 회포를 푼 뒤에 참봉(參奉) 우종렴(禹宗濂) 집에 가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신(申)박(朴) 두 벗은 모두 별 탈이 없었다. 그길로 정 진사(丁進士)가 머물고 있는 사관(舍館)으로 갔더니, 동행했던 이들 모두 아무 병 없이 올라왔고 서울에 들어온 뒤로 처음 만나니 그 기쁨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잠시 쉰 뒤에 남대문 안 경주인(京主人) 집에 가서 김계한(金啓漢)·김이준(金履俊) 부자를 찾아가 만났다. 또한 서울에 들어온 뒤에 처음 본 것이다. 잠시 쉰 뒤에 그대로 약고개[藥峴]의 송 오위장(宋五衛將, 송인서(宋璘瑞)) 집에 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 해 동안 오래도록 격조했던 끝에 보는 것이니 그 기쁨을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저물녘에 주인집으로 돌아왔다.
주석 12)차동(車洞)
서울특별시 중구 의주로1가・순화동에 걸쳐 있던 마을로서, 수렛골을 한자명으로 표기한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하였다. 추모동이라고도 하였는데, 이는 조선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가 태어난 터에 비석을 세우고 그를 추모했던 데서 붙여진 지명이다.
初六日
午後任實 汝梅與宗延英來訪, 故托以呈禮曹之事, 則答曰: "不無所入, 而預爲變通而去。" 與樂安兄主, 往車洞 閔致恒家, 與其兄弟, 暫敍阻懷, 仍給實紀一卷。 仍往西小門外家, 則忻迎款待, 多有感古傷心之氣, 主客一般。 暫敍後, 往參奉 宗濂家暫敍, 而兩友皆無故。 仍往進士舍館, 則同行皆無病上來, 而入後初面也, 其喜可斗。 暫憩後, 往南大門內京主人家, 訪見金啓漢金履俊父子, 亦爲入後初見也。 暫憩後, 仍往藥峴 五衛將家暫敍, 累年久阻之餘, 其喜可言。 暫敍後, 乘暮出來主人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