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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798년(무오) / 12월(十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06.0004.TXT.0019
20일
추웠다. 동지를 위해 만시(挽詩)를 대신 지었다.

한 가닥 영서처럼 마음이 밝게 통하니주 8)(靈犀一點暗通明)
젊어서부터 맺은 교유의 정 형제와 같네(自少交情若弟兄)
이품의 높은 직함 자헌대부에 오르고(二品崇啣資憲秩)
칠순의 큰 복에 자손들도 빼어나네(七旬胡福子孫英)
지팡이주 9) 짚고 느린 걸음으로 찾아뵈니(鳩笻緩步曾相訪)
백발의 늙은이 온화하게 맞아주었네(鶴髮雍容底處迎)
조만간 머나먼 저승길을 따라가리니(早晩長隨泉下路)
만가 부르며 북망산 가는 길 먼저 전송하네(輀歌先送北邙塋)

저녁에 우연히 독감에 걸려 밤새도록 크게 앓았다.
주석 8)영묘한 무소 뿔
영서(靈犀)는 영험한 무소의 뿔을 말하는데, 흔히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특히 무소의 뿔 가운데 백색의 무늬가 양쪽 끝으로 통해 있는 것은 그 감응이 아주 빠르다고 한다. 중국 만당 시기의 시인 이상은(李商隱, 812~858)의 〈무제(無題)〉에 "몸에는 쌍으로 나는 채봉의 두 날개가 없고, 마음에는 서로 통하는 한 가닥 영서가 있네.[身無彩鳳雙飛翼, 心有靈犀一點通.]"라고 하였다.
주석 9)지팡이
원문의 '구공(鳩笻)'은 손잡이 부분을 비둘기 모양으로 조각한 지팡이로 예전에 임금이 나이 많은 신하에게 비둘기처럼 소화를 잘 시키라는 의미에서 내려 주었는데 구장(鳩杖)이라고도 한다.《後漢書 志5 禮儀中》 《呂氏春秋 仲秋記》
二十日
寒。 爲同知代述挽詩曰: "靈犀一點暗通明, 自少交情若弟兄。 二品崇啣資憲秩, 七旬胡福子孫英。 鳩笻緩步曾相訪, 鶴髮雍容底處迎。 早晩長隨泉下路, 輀歌先送北邙塋。" 夕間偶得毒感, 達夜大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