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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록(西行錄) / 1798년(무오) / 12월(十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06.0004.TXT.0015
15일
이른 아침 잠에서 깨기도 전에 영감(令監)이 일어나라고 하여서 옷깃을 끌고 올라갔더니, 동지가 생일이라 하여 술과 음식을 성대하게 갖추어 가지고 왔다. 함께 먹고 마시다가 문득 절구 한 수를 읊어 하례하였다.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었다며주 5)(人生七十古來稀)
두 공부주 6) 시 속에 부러움과 감탄 자아냈네(工部詩辭艶歎唏)
더구나 우리 영감 장수의 복록 더하시니(況我令公增壽福)
뜰 가득 채색 찬란한 노래자의 옷이로세주 7)(滿庭斑爛摠萊衣)

인하여 역대의 일을 이야기하다가 파하였다.
주석 5)인생……드물었다며
두보의 〈곡강(曲江)〉 시에 나오는 구절을 가리킨다. "퇴청해서는 날마다 봄옷을 전당잡히고, 강나루에서 실컷 취해 돌아오네. 술빚은 가는 곳마다 있어도, 인생의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다네.[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라고 읊었다.
주석 6)두 공부
공부(工部)는검교 공부 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을 지낸 두보(杜甫, 712~770)의 별칭이다. 두보는 70세까지 살지는 못하고 59세에 세상을 떠났다.
주석 7)노래자의 옷이로세
원문의 '내의(萊衣)'는 노래자(老萊子)의 옷이라는 말이다. 춘추 시대 초(楚)나라 사람인 노래자는 효성으로 어버이를 섬기어, 일흔 살의 나이에도 색동옷을 입고 어린아이의 놀이를 하며 어버이를 기쁘게 하였다고 한다. 《小學 稽古》
十五日
早朝未起, 令監要起, 故牽衣上去, 則同知以其壽日, 盛具酒饌而來, 同與飮啖, 猝吟一絶以賀曰: "人生七十古來稀, 工部詩辭艶歎唏。 況我令公增壽福, 滿庭斑爛摠萊衣。" 因穩話歷代事而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