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일기
  • 서행록(西行錄)
  • 1794년(갑인)
  • 2월(二月)
  • 22일(二十二日)

서행록(西行錄) / 1794년(갑인) / 2월(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0.0003.0002.TXT.0022
22일
합격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입시하라는 명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른 아침에 궐문 밖에 나아가니 입격한 300명이 모두 와서 모였다. 돈화문(敦化門), 진선문(進善門), 숙장문(肅章門)으로 들어가 머물며 기다렸다. 차례로 추창(趨蹌)하여주 26) 협양문(協陽門)주 27)으로 들어가 장문(莊門) 세 곳을 지나서 편전(便殿)에 들어가 부복(俯伏)하였다. 지척에서 성상의 얼굴을 보게 되니 그 영광스러움과 행운은 더 말할 것이 없고, 그러한 장관(壯觀) 또한 평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차상(次上)주 28)한 100인에게는 상을 나누어 주었는데, 나의 이름도 상을 받는 명단 안에 들어 있어서 조금 씁쓸하였다. 상을 받은 뒤 사배례(四拜禮 네 번 절하는 예)를 행하고 물러갔다.
주석 26)추창(趨蹌)하여
예도에 맞게 허리를 굽히고 종종걸음을 치며 걷는 것을 말한다. 임금을 알현할 때나 높은 사람에게 나아갈 때 갖추는 예법이다.
주석 27)협양문(協陽門)
창덕궁에 있는 왕의 침전인 희정당과 왕비의 침전인 대조전(大造殿) 영역으로 드나드는 정문이다. 창덕궁이 창건되던 1405년(태종5)경에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진왜란, 이괄의 난 등으로 소실되었다가 다시 복구되어 유지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창덕궁을 개조하던 때에 훼철되어 현재는 존재하지 않고 빈 터만 남아 있다.
주석 28)차상(次上)
시권(試券)의 성적을 평가하는 등급 가운데 차상은 등수에 들지 못한 것 중에 가장 높은 등급이다. 시권의 성적을 평가하는 등급은 상상(上上)·상중(上中)·상하(上下), 이상(二上)·이중(二中)·이하(二下), 삼상(三上)·삼중(三中)·삼하(三下), 차상(次上)·차중(次中)·차하(次下)로 나뉜다.
二十二日
出榜入格, 因有入侍之命, 故早朝進詣闕門外, 入格三百數, 皆來會矣。 入敦化、進善、肅章門留待。 次第趨入協陽門, 歷莊門三處, 入便殿俯伏, 則咫尺天顔, 其爲榮幸, 已無可言, 而其壯觀, 亦平生初見也。 限次上百人頒賞, 而吾名亦參賜賞中, 頗爲落莫矣。 受賞後, 行四拜禮而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