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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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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아무개에게 보냄(與吳某 甲子六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8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8.TXT.0027
오 아무개에게 보냄
저는 귀측에서 호당(湖黨)으로 지목한 자이니 진실로 오래 전에 집사에게 배척을 당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구구한 마음에 스스로 그만둘 수 없는 것이 있기에 감히 이렇게 무릅쓰고 말씀드리니, 살펴주기 바랍니다. 대저 인의(認意)와 인교(認敎)의 설에 대해서는 작년 가을 이래로 여러 장로들이 지극히 간절하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으니, 집사의 명철함으로 장차 오래지 않아 뉘우치고 고칠 것이고 젊은 제가 경솔하게 간여하여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성토해야 하고 절교해야 한다는 의론이 일어났을 때에도 또한 "우선 그치고 우선 기다려서 뉘우치고 고칠 날을 기다려야한다."고 하였습니다. 때문에 구회(九晦) 김용승(金容承)이 통문을 지어 서울로 들어갈 때에도 방문하여 간곡하게 고하고 고치지 않은 뒤에 돌리라고 권하였고, 동짓달 김지산(金志山) 부자의 편지에 절교하기를 권했으나 천천히 기다리며 답을 하지 않다가 유명(幽明)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거의 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해가 지나도록 집사가 자복했다는 소식은 깜깜히 들림이 없고, 선사를 의심하고 비방하는 소리는 천지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충심을 바치는데 빨리 하지 않는 것이 정성을 잃은 것이고 선사를 높이는데 느슨한 것이 죄가 크다는 것을 절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성토하는 의론이 격렬하게 일어남에 집사가 편지을 통해 뜻을 보인 것은 "말에 구별이 부족하였다."라고 하고, "명철한 지혜와 깊은 생각이 없었다."라고 한 것에 불과하였습니다. 이것이 의심과 비방을 분명하게 씻어냈다고 말할 수 있겠으며, 이것이 통렬하게 스스로 사죄하고 자복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비록 저와 같은 몽매한 자도 중론의 대열에 달려가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감히 하지 않았던 것은 대상(大祥)의 제사가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한 번 대면하여 물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일이 있어 서로 어긋나고 분분하고 바빠서 평온하지 못해 만남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감히 편지로 집사에게 먼저 전합니다.
與吳某 甲子六月
澤述乃貴邊所目湖黨者,固知爲執事之斥絶久矣。區區之衷,有不能自已者,敢此冒達,幸裁鑑焉。夫認意、認敎之說,昨秋以來,諸長老之累書連牘,旣已恳至,以執事之明,將見非久之悔改而無待乎少者之儳言。至於當討當絶之議起也,則又曰 且止且待,以到悔改之日可也。故九晦金容承之製通入京也,勸之以委訪恳告,不悛而後發,至月金志山父子之書勸告絶也,遲俟不答,以致幽明之缺,觀此庶可諒此心矣。然迨將歲周,執事自服之報,寂然無聞,先師之疑謗,騰天而溢地,自覺效忠不早之爲失誠,緩於尊師之爲罪大也。今玆討議之峻發也,執事之以書見意者,不過曰"語欠區別", 曰"無明智遠慮",是可謂昭洗疑謗乎? 是可謂痛自謝服乎? 於是乎雖如澤述之蒙騃者,不得不趨與衆議之列,而猶不敢者,以祥會在近,尙可一面質也。但有故相違,紛悤未穩,有不可知,故敢以書先之于執事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