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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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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사순에게 답함(答田士順 丙子)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7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7.TXT.0034
전사순에게 답함
선장(先丈)이 살아계실 때, 선사의 연보(年譜)를 초안하여 반절쯤 완성하고 나에게 편지를 보내어 말하기를, "선인(先人)이 봉루사(鳳樓寺)주 87)에 거주한 이후는 모쪼록 고명(高明)이 기록하기를 바란다."라고 하였고, 이후 현동(玄洞)에서 초본(草本)을 보여주며 말하기를 "조금 수정을 한 후에 보내줄 테니 이어서 완성하는 책임은 수고를 사양하지 말라."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공경히 대답하기를 "비록 적임자가 아니지만 선사와 관계된 일이니 어찌 감히 수고롭다는 이유로 사양하겠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믿기 어려운 것은 하늘이라 이 몇 개월 사이에 선장이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다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스스로 생각하매 불민하여 이전에 조문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만났는데 저간의 사정을 알릴 겨를이 없었습니다. 다만 생각건대, 선장의 정중한 수필(手筆)이 상자에 있고 간곡하게 부탁한 말이 귀에 생생하니, 이 일의 책임을 끝내 그만둘 수 없습니다. 오늘부터 만사를 제치고 일을 시작하여 돌아가신 분의 부탁에 부응하고자 합니다. 모쪼록 속히 연보의 초고를 보내 주어 때를 놓치는 한탄이 없게 해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주석 87)봉루사(鳳樓寺)
봉서사(鳳棲寺)의 오기인 듯하다. 봉서사는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읍 간중리 종남산(終南山)과 서방산(西方山) 사이에 있는 절이다.
答田士順 丙子
先丈在世日,草成先師年譜至半,貽書澤述曰: "先人住鳳樓寺以後,望須高明記之。" 後於玄洞以所草本示之曰: "俟稍加修整後付送矣。續成之任,勿辭其勞也。" 澤述敬對曰: "顧雖非其人,事係先師,豈敢以勤勞辭?" 天難諶,斯數月之間,先丈遽沒,夫復何言? 自惟不敏,前於吊哭歸路暫面,不遑告由矣。但念先丈鄭重之手筆在笥,丁寧之言囑在耳,此事之任,終有不可已者。竊欲從今掃萬試役,庶副幽明之託望,須亟以譜草送來,俾無失時之歡。如何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