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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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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복삼규원에게 보냄(與邊復三圭源 ○乙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7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7.TXT.0003
변복삼규원에게 보냄
제가 힘을 헤아리지 않고 스승을 무함한 적을 성토하는데 참여했다가 큰 재앙을 만나 생사를 예측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형이 쇠한 몸을 이끌고 먼 길을 두 번이나 찾아와 돌보아주셨으니, 뜻과 의리가 오늘날 서로 같지 않았다면 어찌 이처럼 할 수 있었겠습니까. 오호라! 십시(十侍)주 4)와 백마(白馬)주 5)의 화(禍)는 포악하긴 포악하였지만 환관은 조신(朝臣)과 다른 부류이고, 유자광(柳子光)과 이극돈(李克墩)주 6), 남곤(南袞)과 심정(沈貞)주 7)의 해독은 참혹하긴 참혹하였지만 오히려 본조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고금 천하에 어찌 오진영(吳震泳)과 같이 바깥 오랑캐 왜인의 손을 빌려 동문을 죽인 경우가 있었겠습니까. 이번에 저는 또한 무사하였으나 통문에 참가한 여러 사람들은 형세 상 여러 번 왜경에게 불려가 심문을 당한 뒤에나 그칠 것이니, 형 또한 어찌 반드시 홀로 면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면할 수 없다면 장황하게 얘기하지 마시고, "나는 오진영이 선사를 무함하고 가르침을 어긴 것을 성토하였다. 사문의 난적이라 한 것은 오진영을 가리킨 것이지 강태걸(姜泰杰)을 가리킨 것이 아니니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우리 선사의 유서에 인가를 받아 간행하는 것을 금한 원고는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 의해 경영될 물건이 아니었으니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강력하게 말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일이 사실에 부합하고 의리가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주석 4)십시(十侍)
십상시(十常侍)의 약어이다. 후한 영제(後漢靈帝) 때 권세를 부리며 부귀영화를 누렸던 장양(張讓)ㆍ조충(趙忠) 등 12인의 환관을 말하는데, 그 명단과 실상이 《후한서(後漢書)》 권78 〈환자열전(宦者列傳) 장양(張讓)〉에 자세히 나온다.
주석 5)백마(白馬)
당(唐)나라 천우 2년(905), 마지막 황제인 소선제(昭宣帝) 때 권신(權臣) 주온(朱溫)이 배추(裵樞) 등 조정의 선비 30여 명을 백마역에 모아서 하루 저녁에 다 죽이고 그 시체를 황하(黃河)에 던져 넣은 사건을 말한다.《당서(唐書)》권240〈배추열전(裵樞列傳)〉단, 문맥으로 볼 때 이는 백마역 사건이 아니고, 동한(東漢) 말 당고지화(黨錮之禍)를 가리킨 듯한데, 우선 원문대로 번역했음을 밝혀둔다. 참고로 당고지화는 환제(桓帝), 영제(靈帝) 때 환관들이 정권을 장악하여 국사를 마음대로 하자 사대부인 이응(李膺), 진번(陳蕃) 등이 태학생들과 연대하여 환관들을 맹렬히 탄핵하였는데, 이로 인해 환관들이 도리어 이들을 종신 금고(禁錮)에 처하여 벼슬길을 막아 버린 사건이다. 《후한서(後漢書)》 권67 〈당고열전(黨錮列傳)〉
주석 6)유자광(柳子光)과 이극돈(李克墩)
연산군(燕山君) 때의 훈구파 수장들이다. 신진 사림파와 반목하여 김일손(金馹孫) 등을 탄핵해서 무오사화(戊午士禍)를 일으켰다.
주석 7)남곤(南袞)과 심정(沈貞)
이들은 중종(中宗) 때의 훈구 재상(勳舊宰相)으로 신진 사류(新進士類)인 정암(靜菴) 조광조(趙光祖) 등을 일망타진한 장본인들로 기묘사화(己卯士禍)의 주동 인물이다.
與邊復三圭源 ○乙丑
弟不自量力,參討誣師之賊,遭罹大禍,死生莫測。乃兄遠程曳衰,再度見顧,非志義今日之同,烏能如此? 鳴呼! 十侍、白馬之禍,烈則烈矣,閹宦之於朝士異類也; 光、墩、袞、貞之毒,慘則慘矣,猶爲起事於本朝也。古今天下,安有假手外夷戕殺同門如震賊者乎? 今番弟行,亦且無事。然參通諸人,勢將累呼究問而後已,兄亦安能必其獨免? 如不得免,則除却支辭蔓語,但力言"吾討吳震泳誣師違訓。師門悖賊。是指吳非指姜,名譽損害非所當。且吾先師遺書禁認之稿,初不當爲人營業物,則業務妨害,亦不當也"云,則事得實而義不屈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