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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7
- 백광오남두에게 답함(答白光五南斗 ○乙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7
백광오남두에게 답함
형이 보낸 편지에서 '월사 이정구(李廷龜)의 변론이 없었다면 정응태(丁應泰)가 우리나라를 무함한 것주 1)은 무함 당한 채 끝났을 것이고, 여러 군자의 변론이 없었다면 오진영(吳震泳)이 선사를 무함한 것주 2)도 무함 당한 채 끝났을 것이다.' 라고 했으니, 이것은 참으로 명확한 의론입니다. 오호라! 사람들이 모두 나라가 무함을 당한 것은 통분할 줄 알면서 스승이 무함을 당한 것은 통분할 줄 모르니, 무엇 때문입니까? 어찌 스승을 부모나 임금과 다르게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세 분의 은혜로 살기 때문에 똑같이 섬겨야 한다는 의리주 3)를 알지 못하는 것이니 사람으로서 이러한 의리를 모르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오진영이 스승을 무함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것은 정응태가 우리나라를 무함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임금과 스승을 잊고서 난신적자를 허여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 주석 1)정응태(丁應泰)가……것
- 선조(宣祖) 31년(1598) 명나라 병부주사(兵部主事)인 정응태가 조선에서 왜군(倭軍)을 끌어들여 중국을 침범하려 한다고 자기 나라에 무함한 사건이다. 이때 월사가 조선국변무주문(朝鮮國辨誣奏文)을 지은 뒤 진주 부사(陳奏副使)로 명나라에 가서 무함 사실을 밝힌 결과 정응태가 파직되고 마침내는 옥에 갇혀 죽게 하였다.
- 주석 2)오진영(吳震泳)……것
- 오진영이 일본 총독부에게 문집 출판 인가를 받아 일제치하에서 간재가 자신의 문집을 출판하라 명했다고 간재 문인들을 속인 것을 말한다.
- 주석 3)세분의……의리
- 부모와 스승과 임금 세 분을 똑같이 섬겨야 한다는 뜻이다. 《국어(國語)》 〈진어(晉語) 1〉에 "사람은 세 분의 은혜로 살게 마련이니, 그분들을 똑같이 섬겨야 한다는 성인의 말씀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어버이는 낳아 주신 분이고, 스승은 가르쳐 주시는 분이고, 임금은 먹여 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民生于三 事之如一 父生之 師敎之 君食之]"라는 말이 있다.
答白光五南斗 ○乙丑
兄喻: "無李月沙之辨,則丁應泰之誣國也,誣而已矣; 無數君子之辨,則吳震泳之誣師也,誣而已矣。" 此眞確論也。鳴呼! 人皆知國誣之爲痛憤,而不知師誣之爲痛憤,何也? 豈以師與君父差殊觀故耶。此不知生三事一之義者,人而不知生三事一之義,則烏得謂人乎哉。若謂吳不誣師,則是謂丁爲不誣國者也,非忘君師與亂賊者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