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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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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자경에게 보냄(與林子敬 庚辰)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6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6.TXT.0029
임자경에게 보냄
지난번에 존자의 뜻을 엿보니, "음성의 오진영이 비록 무함한 것이 있더라도 선사의 덕이 성대하여 사람들이 그 무함을 믿지 않아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니, 힘써 변론할 필요가 없다."라고 여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요 임금과 고수(瞽瞍)가 북면하여 순 임금에게 조회했다."주 54)라는 말이나 "공자가 옹저와 척환을 주인으로 삼았다."주 55)라는 말은 제나라 동쪽 야인의 말입니다. 순 임금과 공자 같은 성인으로서 군부(君父)의 조회를 받고 소인의 집을 주인으로 삼았다고 말한 것이고, 이런 말을 한 사람도 무식한 야인에 불과하였으니, 누가 그들의 말을 믿겠습니까? 그러나 맹자는 오히려 거듭 말하여 한 번만 말하지 않아서 명백하게 변론하였습니다. 이제 선사의 성대한 덕은 순 임금과 공자에게 미치지 못하고 무함한 자는 무식한 야인이 아니라 명망 있는 문하의 제자입니다. 그런데 마침내 느슨한 의론과 단순한 말로써 소략하게 하여 변론한다면 스스로 그 사람을 믿고 무함을 믿지 않은들 스승의 덕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또 저 백리혜(百里奚)는 패자를 보좌하였는데, 어찌하여 맹자가 존경하여 우러러 봤겠습니까? 그렇지만 마침내 그를 위하여 애써 말해서 스스로를 팔아 진 목공에게 벼슬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변론하였고 또한 명백한 증거와 정확한 근거가 없자 곧 이치상 그럴 리가 없다는 것으로 곧장 결단하여 반복해서 말하고 깊이 배척했으니 어찌 지극히 정밀한 인의가 아닌데 맹자가 그것을 했겠습니까? 옛날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원망을 변론하고 비방을 밝혀 주는 것이 제일의 덕과 의리이다." 하였으니, 이 말을 한 사람은 맹자의 마음을 체득한 모양입니다. 이제 일세의 유현으로 우리의 부모요 스승이 되신 분에 대해 만약 크게 마음과 힘을 써서 명확한 유서에 근거하여 억울함을 변론하고 비방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것은 우리가 선사 보기를 오히려 맹자가 백리혜에 대한 것보다 못한 것입니다. 장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석 54)요 임금과……조회했다
《맹자(孟子》 〈만장 상(萬章上)〉에 나오는 말로, 순 임금의 의리를 의심하여 훼손하는 말이다.
주석 55)공자가……삼았다
《맹자(孟子》 〈만장 상(萬章上)〉에 나오는 말로, 옹저와 척환은 임금 가까이에서 비위를 맞추어 주는 소인인데, 공자가 이들을 통해 벼슬을 구하려고 주인을 삼았다는 말이다. 이 역시 공자의 의리를 훼손하는 말이다.
與林子敬 庚辰
向覸尊意, 似以爲"陰雖有誣, 先師德盛, 人不之信, 而不爲損, 則不必力辨者。" 然此決不然。 夫謂"堯與瞽瞍北面朝舜", "孔子主癰疽瘠環"者, 齊東野人也。 以舜孔之聖, 受君父之朝, 主小人之家云者, 而爲其說者, 不過無識之野人, 則人誰信諸? 然孟子猶重言複言, 不一言而明辨之。 今先師德之盛, 不及舜孔, 誣之者, 非無識之野人, 而有名之門弟, 乃以緩論單辭, 略略置辨, 而自信其人, 不信誣, 無損師德, 豈不難哉? 且夫百里奚, 伯者之佐, 豈孟子之所尊仰哉? 然而乃爲之苦口, 辨不自鬻以要穆公, 而亦無明證的據, 則直斷以理之所無, 而反覆深斥, 豈其非仁義之至精, 而孟子爲之哉? 昔人以"爲人辨寃白謗, 是第一德義", 爲此言者, 其體孟子之心乎? 今於一世儒賢, 爲吾親師之地, 如不大用心力, 據明的之遺書, 而辨寃白謗, 是吾之視先師, 尚不若孟子之於百里奚也。 其將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