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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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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금재병심에게 답함(答崔欽齋秉心 ○乙卯)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6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6.TXT.0019
최금재병심에게 답함
《논어》와 《역경》에서 인(仁)과 지(知)의 뜻이 서로 다른 것에 대해 이렇게 어리석음을 깨우쳐주셨으니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마음이 어찌 그치겠습니까? 《논어》에서 "지는 움직이고 인은 고요하다.[知動仁靜]"주 41) 한 것은 참으로 마땅히 체단(體段)으로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주에 지자(知者)에 대해서 "사리를 통달하여 두루 흘러 막힘이 없다." 하고, 인자(仁者)에 대해서 "의리에 편안하여 후중해서 옮기지 않는다." 한 것은 그 모범과 의사를 형용한 것에 불과하고 본체가 아니니, 이것은 마땅히 인과 지가 발현되어 작용한 것으로 봐야만 《역경》의 "인은 양이고 지는 음이다.[仁陽知陰]" 한 것이 참으로 마땅히 발현되어 작용한 것으로 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과 지에 대한 이견은 기품이 편중됨으로 인하여 단지 한쪽만 본 것에 불과하니, 그 본 것이 어찌 도의 전체 중의 한 귀퉁이가 아니겠습니까? 이와 같이 본다면 피차 막힘이 없어서 완비될듯합니다.
주자가 "적연부동은 뭇사람이 모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되 감이수통에 이르러선 오직 성인이 능히 하고 뭇사람은 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한다."주 42)라고 말했으니 이천(정이)의 이른바 '적연부동(寂然不動), 감이수통(感而遂通)'은 마음의 체용을 범론한 것으로 성인과 범인까지는 이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적연부동과 감이수통을 이룰 수 있는 자는 오직 성인이 그렇게 할 수 있고 중인은 아마도 참여할 수 없는데 주자가 이르기를 "적연부동은 보통사람이 모두 이 마음이 있다."라고 하였으니, 의심스럽습니다. 이 말이 만약 보통사람이 잠시 미발한 상태를 가지고 말했다면 보통사람의 한 가지 일이 중절(中節) <절도에 맞는>한 것을 어찌 감이수통이라 말할 수 없겠습니까?
천(天)의 성정은 굳셈[乾]이고 화(火)의 성정은 뜨거움[熱]이고 수(水)의 성정은 차가움[寒]입니다. 그렇다면 인(人)의 성정은 무슨 글자를 놓고, 물(物)의 성정은 무슨 글자를 놓아야 딱 맞겠습니까? 아니면 잘 모르겠습니다만 인물(人物)의 성정은 반드시 한 글자로 개괄할 필요 없이 다만 마땅히 나누어서 남자의 성정은 강(剛)하고 여자의 성정은 부드럽고[柔] 말의 성정은 달리고[走] 소의 성정은 밭가는[耕] 것이고 말하면 맞겠습니까? 주자가 "건(健)의 본체는 천의 성(性)이고 건(健)의 작용은 천의 정(情)이다."주 43)라고 말했습니다. 의심해보건대 정자의 "굳세어 쉼이 없는 것은 작용이고 정이며, 굳세어 쉼이 없게 하는 이치는 본체이고 성이다."라는 말입니까? 또한 차가움, 뜨거움, 강함, 부드러움의 발현되어 작용하는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작용이고 정이며, 차가움, 뜨거움, 강함, 부드러움의 이치는 본체이고 성인 것과 같습니까? 이와 같이 보면 어떠하겠습니까?
주석 41)지는……고요하다
원문의 '지동인정(知動仁靜)'은《논어(論語)》〈옹야(雍也)〉의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는 산을 좋아하니, 지자는 움직이고 인자는 고요하다.[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주석 42)적연부동은……못한다
《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역은 생각도 없고 하는 것도 없어서, 고요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느끼게 되면 마침내 천하의 일을 통하나니, 천하의 지극한 신령스러움이 아니면 그 누가 여기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易 无思也 无爲也 寂然不動 感而遂通天下之故 非天下之至神 其孰能與於此]"라는 말이 나온다.
주석 43)건(健)의……정(情)이다
《근사록(近思錄)》 제1권 〈도체(道體)〉에 나온다.
答崔欽齋秉心 ○乙卯
《論語》·《易經》, 仁知之異, 荷此發蒙, 感幸何已? 蓋《論語》之知動仁靜, 固當以體段言。 然其曰: "達於事理, 周流無滯, 安於義理, 厚重不遷", 不過形容其模範意思, 非本體, 則此當於仁知者之發用處看取, 乃可見《易經》之仁陽知陰, 固當以發用言。 然其仁知之異見, 不過因氣稟偏重而只見一隅, 則其所見者, 豈非道之全體中一隅乎? 如此看, 則彼此無礙, 恐爲完備。
朱子曰: "寂然不動, 衆人皆有是心, 而至感而遂通, 惟聖人能之, 衆人却不然。" 蓋伊川所謂"寂然不動, 感而遂通", 是泛論心之體用, 不及聖凡也。 然能致寂然感通者, 惟聖人爲然, 衆人恐不能與也, 而朱子乃謂 "寂然不動, 衆人皆有是心, 可疑", 此若以衆人雯時未發言之, 則衆人一事中節, 獨不可言感通耶?
天之性情是乾, 火之性情是熱, 水之性情是寒, 人之性情下得何字, 物之性情下得何字, 乃爲襯貼乎? 抑未知人物之性情, 不必一槩說, 只當分說。 男之性情剛, 女之性情柔, 馬之性情走, 牛之性情耕, 亦得耶? 朱子曰: "健之體, 天之性, 健之用, 天之情。" 竊疑, 程子以健而無息者, 是用也情也, 健而無息之理, 是體也性也耶? 且如寒熱剛柔之就發用上可見者, 是用也情也, 寒熱剛柔之理, 是體也性也。 如此看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