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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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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신헌에게 답함(答李愼軒 甲戌)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6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6.TXT.0014
이신헌에게 답함
천지의 그물망이 참으로 오늘의 형세이니 통곡하며 상심하는 것 또한 피차 똑같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인정이 크게 상심한 뒤라도 반드시 할 일이 있으니 만약 크게 하지 않으면 또한 반드시 크게 패한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격동되어 지나친 감정을 스스로 억누르지 못한다면 크게 뒤흔들고 은밀히 박해할 근심이 생겨서 형세 상 반드시 멋대로 잡아 던진 뒤에 통쾌하게 여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칠정이 발동하는 것은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옛날에 가의가 입언하면서 통곡하고 눈물을 흘려 마침내는 크게 실망하여 목숨을 해침에 이르렀으니 이것은 비록 큰 실패는 아니더라도 또한 실패입니다. 이것 외에 다시 무엇을 논하겠습니까? 천지의 그물망을 다시 벗어날 수 없더라도 스스로 그 자리에 편안하게 있을 수는 없으니 실험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크게 멀리하더라도 형세 상 반드시 이르는 것은 말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기분은 이미 반절 정도 좋지 않습니다. 아래 문장을 보면 편당하는 것을 알지 못하여 그러하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 한 구절에서 더욱 절반 이상 기쁘지 않고 영남은 가까우니 몸소 가고 먼 곳은 편지를 보내야 한다는 말에 이르러서는 다시 보고 싶지 않아서 일찍이 스스로 오래도록 한탄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어른 때문만이 아닙니다. 옛사람이 "지난번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아첨에 대하여 묻지만 내가 어찌 사악한 덕이 있으리오."라고 하였는데, 오늘의 일이 불행히도 이와 같으니 참으로 통곡할 일이며 가슴 아픈 일입니다. 영당의 일은 작은 것이고 스승을 속인 일은 큰 것이니 갑자기 이전에 성토를 제창한 일을 잊고 도둑놈에게 손해 볼 일을 열었으니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당신은 큰일을 했다고 여깁니까? 큰 실패를 했다고 여깁니까? 이것은 지난 일일 뿐입니다. 앞으로의 낭패를 또한 어찌 이루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과연 또 듣건대, 음성의 괴수에게 편지를 보내어 화친을 강화하자고 청하였다고 하니, 또한 한 사람만 제거한다는 설과 다르거늘 반복하여 변설하여 불쌍함을 구걸하여 항복을 한 것은 일상적인 일이고 뜻을 받들어서 올바른 사람들을 죽이고 적으로 삼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니 당신 자신이 결단코 이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공자가 "도가 같지 않으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주 15)라고 말하였으니 또한 각각 자신의 뜻을 행할 뿐입니다. 이제 누누이 말한 것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무언가를 구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 자는 거의 드물 것입니다. 나의 입장에서 논한다면 아직도 다소 직분을 다하지 못했다는 서운함이 있습니다. 그대와 나는 참으로 음성 사람들에게 똑같이 그물에 잡히는 재앙이 있었으니 비록 부자의 성스러움으로도 오히려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나를 따를 자를 생각하는 것을 그칠 수 없었으니 중인의 정으로 어찌 난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간절하게 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당신의 진퇴는 참으로 사문의 영욕과 관련되어 있으니 평소의 한 마디 말이 합치하지 않음으로써 서로를 바로 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과도하다는 혐의를 피하지 않고 이렇게 말을 다하여 피하지 않았으니 장차 해로움으로 여기겠습니까? 이 말을 따르기를 청합니다. 아니면 또 생각할 만한 단서로 여기겠습니까? 원컨대 밝은 가르침을 내려주시기 바라니 침묵만 해서는 안 될 따름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석 15)도가 같지 않으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
《논어(論語)》〈위령공(衛靈公)〉에 나오는 말이다.
答李愼軒 甲戌
天羅地網, 固今日之形勢, 而痛哭傷心, 亦彼此之同情。 然凡人之情, 大傷之餘, 必有事在, 若不大做, 亦必大敗, 何者? 激觸過越之情, 不自按住, 則震擾陰剝之之患生, 勢必縱橫挐擲, 而後快是知。 凡厥七情之越發者, 必當加察也。 昔賈生痛苦流涕於立談之間, 遂見卒至失望而戕生, 此雖不大敗, 而亦敗者也。 外復何論? 蓋天羅地網, 則無復可脫矣, 而不能自安其位, 欲有所試, 則大做遠矣, 勢之所必至, 不言可知矣。 吾意已自五分不佳。 及觀下文, 有未知偏於黨而然歟。 一節更覺七分不悅, 至有曰嶺欲近則躳往, 遠則書間, 不欲再看, 而未嘗不自歎久之, 非爲丈也。 古人有言曰: "向來某問佞於我, 我豈有邪德耶?" 今日之事, 不幸近之, 眞可痛哭而傷心者。 蓋影堂小, 誣師大, 遽忘前日之倡討, 遂開損盜之門, 事之至此, 丈自以爲大做歟? 以爲大敗歟? 此乃過往一事耳。 前塗良貝, 又何可勝數? 果然又聞, 欲致書陰魁, 請與媾和, 則又異於除一人之說, 反覆變舌, 乞憐納降, 乃其常事, 承望風肯戕賊正類, 亦是次第事, 不可謂我決不爲此也。 孔子曰: "道不同, 不相謀。" 亦各行其志也。 今此縷縷, 自他人觀之, 其不謂我何求者, 蓋將鮮矣。 由我論之, 尚有多少不盡分之憾。 蓋丈之與我, 實有同遭網打之禍於陰人者, 雖以夫子之聖焉, 猶思從我於陳蔡者, 不能已已, 中人之情, 安得不惓惓於同難之地乎? 且也丈之進退, 實關師門之榮辱, 又不可以尋常一言之不合而便可相忘也。 故不避過度之嫌, 茲盡言不諱, 將以爲害已耶? 請從此辭矣。 抑以爲亦有可思之端? 願賜明敎, 不可但於默默而已也。 如何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