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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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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신헌에게 답함(答李愼軒 辛未)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6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6.TXT.0010
이신헌에게 답함
인용하신 농옹(農翁 김창협)이 누원(樓院 박세당)을 방문한 일주 9)은 저도 항상 의심했던 것입니다. 이미 전현(前賢)을 업신여겼다 한다주 10)면 어찌 다만 '도가 같지 않다[道不同]'는 세 글자로 멀리할 뿐이겠습니까? 공자와 주자 두 부자(夫子)를 인용하여 근거로 삼은 것은 마땅히 다시 상량해 보아야 합니다. 노자와 육씨(陸氏 육상산)는 비록 허무와 선학의 수종(首宗)으로 그 깊은 학문과 높은 행위는 또한 당세 사람들의 추대와 인정을 받았지만 따질 만한 점도 있고 공경할 만한 점도 있는 것은 다만 그 견식과 언론이 처음에 잘못이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 끝내 수종이 되었기 때문일 뿐입니다. 만약 노자와 육씨가 요임금, 순임금, 공자, 맹자를 업신여겼다면 잘 모르겠습니다만 두 부자가 오히려 또한 예를 묻고 강론을 주도주 11)했겠습니까? 어른의 근래의 일은 아마도 농옹의 활달한 도량을 심복하기 어려울 듯합니다만 농옹을 사모하여 본받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주석 9)농옴……일
《농암집(農巖集)》 권11 〈상중구(上仲舅)〉에 "제 아우에게 보내신 편지에 제가 누원(樓院 박세당(朴世堂))에 대하여 노숙함을 존경하고 명망을 사모하여 30리를 달려가 찾아뵈어 존경하는 정성을 나타냈으며 조금도 배척하는 언사가 없다가 사원(士元 박태보(朴泰輔))의 문집이 출간된 이후로는 노여움을 품고 그 부친까지 미워하면서 이런 보복을 하였다고 하셨는데, 이는 더더욱 우습습니다……누원은 세상에 나오지 않고 물러나 곤궁한 처지를 굳게 지켰으니 이는 말세에 찾아보기 어려운 절조입니다. 저는 이 점을 진정 높이 받들었던 것이고 그분의 연세가 또 아버님과 동갑이셨으니 어찌 존경해서는 안 된단 말입니까. 다만 그분은 선현들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이설(異說)을 주장하면서 인재를 못 쓰게 만들고 세상의 도를 해쳐서 그 폐단이 어디까지 이를지 알 수 없었으니, 저는 진정 그분의 학설이 매우 옳지 못하다고 여깁니다.[所與舍弟書, 謂姪於樓院, 尊其老慕其名, 委拜一舍之地, 以展尊仰之誠, 略無排斥之辭, 及士元文集出後, 有所慍怒, 而移及其父, 爲此報復, 尤極可笑.……樓院之恬退固窮, 誠末世之所難得. 姪於此固嘗推挹, 而其年又先人同甲也, 豈不可尊. 但其慢侮前賢, 敢爲異說, 壞人才害世道, 而流弊之所至, 莫知其極, 則姪誠深不韙焉]"라고 기록되어 있다.
주석 10)이미 전현(前賢)을 업신여겼다 한다
김창협은 "다만 그분(박세당)은 선현들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이설(異說)을 주장하면서 인재를 못 쓰게 만들고 세상의 도를 해쳐서 그 폐단이 어디까지 이를지 알 수 없었으니, 저는 진정 그분의 학설이 매우 옳지 못하다고 여깁니다.[但其慢侮前賢, 敢爲異說, 壞人才害世道, 而流弊之所至, 莫知其極, 則姪誠深不韙焉]라고 말하였다. 《농암집(農巖集)》 권11 〈상중구(上仲舅)〉
주석 11)두 부자가……주도
공자가 노자에게 예를 묻고 주자가 육상산과 도에 대하여 강론한 일을 가리킨다.
答李愼軒 辛未
所引農翁訪樓院事, 澤述所尋常蓄疑者。 旣云慢侮前賢, 則豈可但以道不同三字豁略之? 其所引孔朱二夫子爲據者, 正合更商也。 老子陸氏, 雖爲虛無禪學之首宗, 其邃學高行, 亦自爲當世推服, 而有可問可敬者。 特以其見識言論, 差於其始, 被人尊尚, 而作首宗於其終爾。 如使老子陸氏, 謾侮堯舜孔孟, 未知二夫子猶且問禮主講耶? 尊之近事, 恐難服農翁豁量, 而慕效之, 如何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