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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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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위헌에게 답함(答洪韋軒 己卯)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6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6.TXT.0006
홍위헌에게 답함
지난해 섣달에 편지를 올릴 때 외람되게도 존자의 선친 겸와공에 대한 찬사(贊辭)를 지어 올리고, 주제넘고 경솔하여 누를 끼친 것이 그 죄가 가볍지 않음을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마침내 "말은 간단하고 뜻은 갖추어졌으니, 어찌 감복하지 않겠는가?" 하신 말씀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행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우리 몇 사람이 아끼고 보호하여 서로 종유하는 것이 오늘의 급선무인데 가난하고 병이 들어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셨으니, 다정하신 인자의 말씀은 못난 저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러나 이 생애 어느 날에나 어른을 찾아 뵙고 인사를 올릴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찍이 생각하기를, 친구가 서로 사귈 때는 모름지기 서로 아끼고 보호하는 중에 덕을 권면하고 과실을 바로잡는 한 가지 일이 있어야만 진정한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된다고 여겼는데, 매번 보면 사람들이 이것을 서로 베풀어 행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간혹 먼저 베풀어 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서로 아낀다고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침내는 원수처럼 틈이 벌어진 뒤에야 그만두니, 이런 세상의 이런 풍습을 장차 어떻게 해야 사라지게 할 수 있겠는지요? 집사께서 이에 대해 만약 묘한 계책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저의 자는 종현(鍾賢)이고 호는 후창(後滄)이니 모두 선사께서 지어주신 것입니다. 후창이라고 한 것은 중봉(重峯)이 호를 후율(後栗)로 한 일주 6)을 모방하여 저에게 주자가 창주정사(滄州精舍)를 짓고 학문을 강론했던 일의 뒤를 계승하게 하고자 하여 권면하신 것입니다. 돌아보건대 비록 감히 감당할 수는 없으나 선사의 뜻은 학자로 하여금 반드시 스스로 성현을 기약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혹자는 그 곡절을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밀어내기에 급급하여 마침내 말하기를, "김택술이 어찌 감히 스스로 주자의 뒤를 계승하는 것에 비길 수 있는가? 그 죄는 죽일 만하다." 하니, 자못 가소롭습니다.
주석 6)중봉(重峯)이……일
중봉은 조헌(趙憲, 1544~1592)의 호이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문인으로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지지하여 스승의 학문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사람으로서 율곡의 뒤를 잇는다는 뜻으로 또 다른 호를 후율(後栗)이라고 하였다.
答洪韋軒 己卯
客臘奉書日, 猥呈尊先謙窩公贊辭, 方懼僭率奉累獲罪匪輕, 乃蒙"言簡意備, 胡不感服"之喩。 事出不圖, 自幸無已。 又喩以"吾儕幾人, 愛護相從, 今日急務, 而貧病莫遂。" 藹然仁者之言, 區區無似, 亦所願言, 而未知此生何日造拜軒下否也。 竊嘗以爲朋友相與, 須於愛護之中, 有德勸過規一段事, 乃爲眞愛獲, 每見人之以此相施者, 鮮矣。 其或有先施者, 則非惟不認爲相愛, 竟成仇隙而後已焉。 此世此習, 又將如何而可銷也? 執事於此, 如有妙術, 願聞之也。 賤字鍾賢, 號後滄, 皆先師所命。 而其云後滄者, 倣重峰號以後栗之事, 欲其後於朱子之滄洲而勸勉之也。 顧雖不敢當, 先師意則乃使學者, 必以聖賢自期也。 或者不知曲折, 急於擠人, 乃曰: "金澤述, 何敢自擬於後朱子也? 其罪可誅。", 殊可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