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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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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암 김장찬모에게 답함(答希菴金丈酇謨 ○庚戌)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5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5.TXT.0032
희암 김장찬모에게 답함
성현의 경전 중에 나오는 허다한 인(仁) 자는 이치의 이름으로 말한 것도 있고, 마음의 작용으로 말한 것도 있으니, 마땅히 각각 그 입언의 뜻을 따라서 보고 파악해야지 피차를 비교하여 명실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대학》의 '문왕의 오지(五止)'주 99)는 '지어지선(止於至善)'주 100)의 뜻을 해석한 것이니, 인(仁), 경(敬), 효(孝), 자(慈), 신(信) 다섯 가지는 지선의 조목입니다. 주자가 "지선은 바로 사리의 당연한 극치이다." 했으니, 이것이 어찌 일찍이 터럭만큼이라도 마음의 작용을 범한 적이 있었습니까? 그치는 공부에 이르면 바로 마음의 작용이니, 사문이 인경(仁敬) 이하 다섯 가지를 오로지 성리로 말한 것이 이것입니다. 《논어》의 '충신독경(忠信篤敬)'주 101)과 《소학》의 '지인성의충화(知仁聖義忠和)'주 102)와 《중용》의 '지인용(智仁勇)'주 103)과 《서경》 서문의 '덕인경성(德仁敬誠)'같은 것들은 모두 덕행심법이 이미 이루어진 것으로 말한 것이니, 다시 상층의 공부는 없습니다. 만약 그치는 것이 이와 같은 인(仁) 자가 된다면 모두 마음의 작용으로 말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일이 바로잡아 회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석 99)문왕의 오지(五止)
오지는 다섯 가지 그친 것으로, 《대학장구(大學章句)》 전3장에서 주 문왕(周文王)의 덕을 찬미하며 "임금이 되어서는 인에 그치고, 신하가 되어서는 경에 그치고, 자식이 되어서는 효에 그치고, 부친이 되어서는 자에 그치고, 국인과 사귐에는 신에 그쳤다.(爲人君止於仁 爲人臣止於敬 爲人子止於孝 爲人父止於慈 與國人交止於信)"라고 한 말을 압축한 것이다.
주석 100)지어지선(止於至善)
《대학장구(大學章句)》 경 1장의 "《대학》의 도는 명덕을 밝힘에 있으며,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지극한 선에 그침에 있다.[大學之道, 在明明德, 在新民, 在止於至善.]"라고 하였는데 지극한 선에 그친다는 뜻이다.
주석 101)충신독경(忠信篤敬)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에 "서 있을 때는 충신 독경이 앞에 와 있음을 볼 수 있고 수레에 탔을 때는 충신 독경이 멍에에 기댐을 볼 수 있어야 하니, 이와 같은 뒤에야 행해질 수 있는 것이다.〔立則見其參於前也, 在輿則見其倚於衡也, 夫然後行〕"라 했는데, 《논어집주(論語集註)》에 "그것이란 충신과 독경을 가리켜서 말한 것이다.〔其者, 指忠信篤敬而言〕"라고 하였고, 또 "충신과 독경에 대하여 잊지 말고 계속 생각하면서 어디에 있든 간에 항상 눈에 보이는 것처럼 해야 한다.〔其於忠信篤敬, 念念不忘, 隨其所在, 常若有見〕"라고 하였다.
주석 102)지인성의충화(知仁聖義忠和)
《소학(小學)》 〈입교(立敎)〉에 나오는 말로, 만민을 교육하는 향삼물(鄕三物)의 하나인 육덕(六德)의 조목이다.
주석 103)지인용(知仁勇)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0장에 "천하에 공통된 도가 다섯인데, 이것을 행하는 것은 세 가지이다. 군신과 부자와 부부와 형제와 벗의 사귐, 이 다섯 가지는 천하에 통하는 도이다. 지(智)ㆍ인(仁)ㆍ용(勇) 이 세 가지는 천하(天下)의 공통된 덕이다.〔天下之達道五 所以行之者三 曰君臣也 父子也 夫婦也 昆弟也 朋友之交也五者 天下之達道也 知仁勇三者 天下之達德也 所以行之者 一也〕" 라고 하였다.
答希菴金丈酇謨 ○庚戌
聖賢經傳中, 許多仁字, 有以理之名言者, 有以心之用言者, 當各從其立言之意看破, 不可擬比彼此以混名實也。 大學'文王之五止', 是釋止於至善之義, 而仁敬孝慈信五者, 卽至善之條目也。 朱子曰: "至善卽事理當然之極", 此何嘗犯一毫心之用耶? 至於止之之功, 則乃心之用也, 師門之以仁敬以下五者言性理者此也。 若乃論語之忠信篤敬, 小學之知仁聖義忠和, 中庸之知仁勇, 書序之德仁敬誠, 皆以德行心法之已成者言, 更無上面用功。 如止之之爲此等仁字, 皆可謂以心之用言者也。 伏乞一一回訂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