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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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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몽 정장인창에게 보냄(與惟夢鄭丈寅昌 ○乙丑九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5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5.TXT.0030
유몽 정장인창에게 보냄
옛날 경자년(1900) 겨울에 팔풍(八風)을 맞으며 두 갈래로 눈길을 뚫고 어른 집에서 선사를 어렵게 배알했던 것을 생각하니, 행장은 초라하고 나이는 어려 어리석었는데 어른께서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면서 매우 곡진하게 보살펴 주셨습니다. 그 후로 몇 년을 금곡(金谷)주 97)과 화전(華田) 사이에서 하루처럼 보냈는데, 한번 선사께서 남쪽으로 내려가신 뒤로는 가르침을 받는 것이 점점 드물어졌고, 스승께서 돌아가시고 3년이 지난 뒤에는 더욱 멀리 떨어져 마치 텅 빈 세상의 인사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찌 일찍이 잠시인들 옛 은혜를 잊은 적이 있겠습니까. 스스로 역량을 헤아리지 못하고 선사의 무함을 변론하려다가 음성 오진영에게 고소를 당하여 세 번이나 검사국에 호출되었으니, 일의 기미를 헤아릴 수 없었고 화망에 걸려 몸을 해쳤습니다. 비록 불효이나 스승을 위해 죽는 것도 분수와 의리에 관계되니, 다시 무엇을 원망하겠습니까? 인하여 생각하니, 우리 어른께서는 스승을 섬기는 정성이 평범함을 크게 벗어나서 금곡(金谷)과 화전(華田)에서 진술을 할 때 유독 현명하였고, 스승이 돌아가셨을 때 곡을 잘하여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이것이 시생이 마음으로 열복(悅服)한 것인데, 유독 무함을 변론하는 일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들리는 말이 없습니다. 부지런히 종사하여 마음을 다하는 것은 스승을 섬기는 작은 것이고, 도를 밝히고 의리를 높이는 것이 스승을 섬기는 큰 것입니다. 우리 어른의 고명함으로 어찌 대소의 분별을 살피지 못하겠습니까? 부디 가르침을 주셔서 의혹을 풀어주시기를 천만 바랍니다.
주석 97)금곡(金谷)
지금의 충남 논산 지역이다.
與惟夢鄭丈寅昌 ○乙丑九月
念昔庚子之冬, 櫛八風風穿雙龍雪, 間關拜先師於仙庄也。 行李蕭蕭, 弱齡蚩蚩, 吾丈護之導之, 極其缱綣。 茲後, 數年如一日於金谷華田之間, 一自先師南下, 奉誨希闊, 山頹三年之後, 則尤落落若曠世人事, 然何嘗須臾而忘舊惠也? 不自量力, 欲辨師誣, 遭陰吳之訴, 三被檢呼, 事機罔測, 嬰禍戕身。 雖則不孝, 爲師致死, 亦係分義, 夫復何恨也? 因念吾丈事師之誠, 遠出尋常, 獨賢於金華之在陳, 感人於摧樑之善哭。 此侍生之所心悅也, 而獨於辨誣之擧, 尙未有聞焉。 夫服勤盡情, 事師之小者也, 明道尊義, 事師之大者也。 以吾丈之高明, 豈不審於大小之分哉? 幸賜回敎解惑千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