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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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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심 황장에게 올림(上小心黃丈 戊辰)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5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5.TXT.0006
소심 황장에게 올림
지난겨울에 답해주신 편지를 얼굴을 씻고 세 번 거듭 읽음에 더욱더 정당한 의리와 명확한 의론에 감복했습니다. 그러나 스승을 지키고 사악함을 물리치는 책임을 보잘 것 없는 저에게 책임을 지우기까지 하신 것은 바로 맹자가 세 성인을 계승한 공과 같은 것이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사람마다 나서서 말할 수 있는〔人人能言〕' 대열에 참여해 있게 하고자 하신다면 감히 많이 사양하여 덕으로 사랑해주신 은혜를 저버리지는 않겠습니다.
선사의 행장과 연보는 일찍이 임경소(林敬所) 어른을 믿고 있었으니, 일문(一門)이 부탁하는 뜻이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스스로 맡은 바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어른이 불행히도 먼저 돌아가셨고, 지금 또한 변고가 생긴 이후로 노성한 분 가운데 할 만한 사람이 없으니, 이러한 시기에 이러한 일은 오직 우리 어른만이 감당할 수 있습니다. 바라건대 빠를 시일 내에 생각하고 의논하여 곧바로 초안하여 큰일을 마치기를 기약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근래에 호남의 유림이 공자의 가르침이 사라졌다고 애통해 하면서 유교부식회(儒敎扶植會)를 세우고 시생에게 함께 일하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들이 이미 사라진 나머지에서 반이나마 구제하고자 하는 것은, 그 뜻이 이미 지극하고 마음도 서글픕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이 하는 일은 성공할 만한 가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저 일인(日人)에게 해악을 받음을 면치 못할 우려가 있으니, 도를 붙들어 지키는 방도가 도리어 먼저 도를 굽히는 꼴입니다. 그러므로 사양하고 참여하지 않았습니다만, 감히 이렇게 우러러 질정합니다. 부디 밝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上小心黃丈 戊辰
客冬下覆, 盥讀三復, 益服正當之義, 明確之論, 而至以閑闢之任, 責之無似者, 則此正孟子所承三聖之功者, 何敢當何敢當? 但欲參在人人能言之列, 則不敢多讓, 以負德愛之惠也。
先師行狀年譜, 曾侍敬所林丈, 非惟一門之屬意, 亦其所自任者, 而此丈不幸先沒, 今且變出之後, 老成中, 無人可爲, 此日此役, 惟吾丈可以當之。 幸早入思議, 隨得起草, 期卒大事之地, 如何?
近日湖中儒林, 痛孔敎之亡, 立儒敎扶植會, 要侍生同事。 其欲捄一半分於已亡之餘者, 意旣至矣, 情亦戚矣。 然今日吾輩作事, 非惟無可成之望, 且有不免見累於彼人之慮, 則其所以扶道者, 乃先枉其道也。 故辭謝不參, 而敢此仰質, 幸明敎之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