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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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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심 황장에게 답함(答小心黃丈 丙寅九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5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5.TXT.0004
소심 황장에게 답함
"스승을 지키는 도는, 무함한 사람을 성토하는 것이 정도이고 유훈을 지키는 것은 그 다음이다."라고 편지에서 하신 말씀은 당연하신 말입니다. 다만 무함한 사람을 성토하는 일에 있어 우리들은 힘을 다하지 않았다 할 수 없으나 무함한 자들이 죄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세상에 이를 처벌할 국법이 없는 것 또한 어찌할 수가 없으니, 유훈을 지키는 일에 대해 우리가 할 도리를 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용동의 간행이 유훈을 무시하고 마침내 인가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스승을 욕보인 죄에 대해서는 작년 겨울에 진주의 간행을 성토한 글에서 이미 다하여 비록 다시 거론할 일이 없다 하더라도, 유훈을 지키는 사람이 평소에 받은 훈사와 편지 및 선대의 문자에 대해 침묵한 채 맡겨두어서 죄 짓는 데로 똑같이 돌아가서는 안 될 듯하였으므로 이미 동지들과 함께 연서(聯書)하여 인가를 받아 간행하는 속에서 빼주기를 청했으니, 이 일이 타당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전일효(田鎰孝)가 오진영과 합의했다는 말은 일찍이 듣지 못했으나 그가 갈라선 것이 의리 때문이 아니고 이익 때문이라면, 다시 이익 때문에 합의했어도 이상할 일이 없습니다. '송의 신학은 할 만하다는 논〔宋之新學可爲之論〕'에 이른바 "치우친 말에서 가린 바를 안다."주 27)는 것은 오늘날의 낭패이고, 또 이른바 "마음에서 발동하여 일을 해친다."주 28)는 것은 우리 어르신께서 지적하신 것이니, 어찌 말을 아는 도가 되지 못하겠습니까? 근래에 또 여름 즈음에 호남의 첨좌에게 답한 편지를 얻어 읽어보니 올바른 의리와 확고한 의론이 조목조목 타당하고 글자마다 바꿀 수 없었는데, 중립에 선 자들을 배척하며 율곡을 인용하여 말한 것은 더욱 절실하고 들어맞았으니, 백번 엄숙히 받들어 읽음에 어찌 존경하여 감복하는 마음 이길 수 있겠습니까? 다만 이천의 일을 인용하여 숙질에 대해 논한 것은 아마도 인용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주석 27)치우친 말에서 가린 바를 안다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 제2장의 "무엇을 말을 안다고 합니까? 맹자가 말하기를, 치우친 발에서 가린 바를 알며, 방탕한 말에 빠져 있는 바를 알며, 부정한 말에 괴리된 바를 알며, 도피하는 말에 궁함을 알 수 있다.〔何謂知言? 曰:詖辭, 知其所蔽;淫辭, 知其所陷;邪辭, 知其所離;遁辭, 知其所窮〕"라고 한 것에서 말의 네 가지 병통을 말한다.
주석 28)마음이 발동하여 일을 해친다
《맹자(孟子)》 〈등문공 하(滕文公下)〉에 그릇된 학설은 "마음에 나타나 일을 해치고, 그 일에 나타나 정치를 해친다.〔作於其心 害於其事 作於其事 害於其政〕"라고 하였다.
答小心黃丈 丙寅九月
閑師之道, 討誣爲正, 守訓爲次, 下喩當矣。 但討誣之擧, 吾輩不可謂不盡力, 而誣者不服, 則世無王章, 亦無如之何矣。 其於守訓, 不可不盡在我之道也。 今龍刊不有遺訓, 竟至出認。 其辱師之罪, 昨冬討晉章已盡, 雖無事復擧, 然凡守訓人, 平日所受訓辭書牘, 及先世文字, 恐不可含嘿任他, 而同歸於罪。 故已與同志聯書, 請拔於認刊中, 未知此事爲得當否。 孝與震合, 未之曾聞。 然其離也, 不以義而以利, 則更以利合, 亦無怪矣。 宋之新學, 可爲之論, 所謂詖辭, 知其所蔽者, 今日之狠狽, 又所謂發於其心, 害於其事者, 吾丈之斥, 豈不得爲知言之道乎? 近又得夏間, 答湖南僉座書, 讀之, 正義確論, 條條得當, 字字不易, 其斥中立者之引栗翁爲說者, 尤爲切中, 百回莊讀, 曷勝敬服? 但其引伊川事, 以論叔姪者, 恐不如不引, 未知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