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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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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씨 첨좌에게 답함(答丁氏僉座)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정씨 첨좌에게 답함
저는 매우 못났으니 언급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어찌 여러분들께서 먼저 훌륭한 편지를 보내고 여러분들의 선조 유헌선생(丁熿)의 전집을 보내실 줄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감격스럽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하여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선생께서는 충성이 완벽하고 의리가 정밀했으니, 마땅히 하서 김선생(金麟厚)과 더불어 을사사화 때 절개를 온전히 한 사람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저의 평소 견해가 이와 같습니다. 맹자가 "그 시를 외고 그 책을 읽었는데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면 말이 되겠는가."주 114)라고 했으니, 심지어 이미 그 사람을 아는데 그 시를 외고 그 책을 읽지 못한다면 더욱 마땅히 어떠하겠습니까? 이제 여러분들의 은혜로 인하여 이런 것을 면할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또 생각하건대, 선생이 선생이 된 이유는 《춘추》라는 위대한 경전을 따랐기 때문이니 전집 중에서 첫 번째 의리도 이것일 따름입니다. 오늘의 세상은 《춘추》의 의리는 말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유학자라 이름 한 자들도 또한 대부분 모르니 진실로 개탄스럽습니다. 그런데 이때에 이 책이 발간‧배포되어 사람들이 읽는 것을 보니 거듭 세교(世交)를 위해 다행입니다. 제가 비록 못났지만 감히 경건히 도모하지 않겠습니까. 은혜를 저버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주석 114)그 시를……되겠는가
- 《맹자(孟子)》 〈만장(萬章)〉에 나온다.
答丁氏僉座
澤述無似爲甚, 靡所齒數。豈意僉座先施巍牘, 惠以尊先祖游軒先生全集? 感與悚幷, 罔知攸謝。竊念先生忠盡義精, 當與河西金先生, 同爲乙巳完節, 區區平日所見如此。孟子曰: "誦其詩讀其書, 不知其人, 可乎?" 至於既知其人, 而不得誦其詩讀其書, 則尢當如何哉? 今因僉執事之惠, 得免於是者, 爲可幸也。又念先生之所以爲先生, 以用《春秋》大經》, 而全集中第一義蓋是已。見今之世,《春秋》之義, 無地可講, 而以儒爲名者, 亦多昧然, 誠用慨歎。乃於此時, 得見是書之刊布, 人得而讀之, 重爲世敎幸也。顧雖無似, 敢不虔圖? 期不負惠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