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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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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윤일에게 답함(答吳允一 壬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4.TXT.0042
오윤일에게 답함
말씀하신 이기설(理氣說)은 대략 가까우나 또한 온당하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리는 사람이 말미암아 생기는 본원이고, 기는 사람이 얻어서 이루는 형질이다.[理者, 人之所由以生之本源; 氣者, 人之所得以成之形質]"라고 하였는데, 이 두 구절을 "리는 사람이 품부 받아 성(性)을 삼는 것이고, 기는 사람이 얻어서 형체를 이루는 것이다.[理者, 人之所稟而爲性; 氣者, 人之所得以成形]"라고 고친다면 맞을 듯합니다. "심성(心性)과 이기(理氣)는 급하게 살필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는데, 스스로 허공을 내달리고 고원한 것을 힘써서 단지 경쟁의 소재로 삼기만 하고 눈앞의 소당연(所當然)주 92)을 버린다면 단지 도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병폐가 되니 비록 빼버리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지행(知行)의 순서와 극치로 말한다면 반드시 그 소이연(所以然)주 93)을 깊이 알아야만 그 소당연을 돈독히 믿을 수 있으니, 급한 것으로 여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 '이런 문답을 하지 않으면 강론할 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질문한 자가 애당초 애타게 알고자 하는 감정에서 물은 것이 아니고, 대답한 자도 또한 되는대로 대충 응답한 것입니다. 이는 단지 한바탕의 심심풀이에 불과할 것이니, 어찌 대단히 가소로운 것이 아니겠습니까.
"심기(心氣)의 기(氣)는 지통지정(至通至精)하여 이(理)와 틈이 없다."고 하였는데, 말한 것이 너무 높아서 '신(神)' 자의 자리를 침범했으니, 이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다만 '허령하고 어둡지 않다.[虛靈不昧]'고 말할 수 있을 뿐이고 반드시 '지통지정'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으며, 다만 '중리를 갖추고 있다.[具衆理]'고 말할 수 있을 뿐이고 반드시 '이와 틈이 없다.'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주 94) 원기(元氣)는 유기(游氣)의 근본이고, 유기는 원기의 말단이니, 애당초 두 가지 기가 아닙니다. 천지에 이미 원기와 유기가 있다면 사람만 유독 원기와 유기가 없겠습니까? 그렇다면 심기의 허령한 것은 마땅히 어떤 기에 속해야 한다는 것은 절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숙부와 선생이 같은 자리에 있을 때 절하는 예절의 선후는, 만약 선생이 군부(君父)와 일체가 되는 완전한 스승으로서 마땅히 머리를 숙여 재배해야 할 분이라면 선생에게 먼저 절을 해야 합니다.
부친의 대상(大祥)을 지낸 뒤 담제(禫祭)를 행하기 전에는 조부의 길제(吉祭)를 행할 수 없습니다. 그 이후에 부친의 길제를 행하고 조부의 신주를 고쳐 쓰면 조부의 길제는 저절로 그 속에 있게 됩니다.
조부 상에 승중(承重)주 95)한 자가 후상(後喪)에 구애를 받아서 길제인 담제를 행할 수 없다면, 그 제부(諸父 백부와 숙부)가 길제인 담제를 지내는 달에 묘소에서 변제(變除 상복을 바꾸어 입으면서 거상(居喪)을 마침)의 절차를 거행하되, 굳이 허위(虛位)를 설치하여 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이 아마도 맞는 것 같습니다.
허위(虛位)라는 말은 신주와 지방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의자는 있어야 하고 휘장과 병풍 등도 마땅히 설치해야 합니다.
상사(喪事)는 모두 존자(尊者)가 주관합니다. 때문에 부친이 살아 계시고 모친이 돌아가시면 자식이 모친상을 주관하지 못하고 남편이 처의 상을 주관합니다. 모친이 부친보다 비록 하루라도 먼저 돌아가신 경우에 모친을 위하여 기년복을 입는 것은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부친은 여전히 살아계셔서 그 처의 상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부친이 돌아가신 뒤에 모친의 상이 하루 뒤에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삼년상을 치르는 것은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부친이 살아계시지 않아서 자식이 모친상을 주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석 92)소당연(所當然)
소당연은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로 충(忠)ㆍ효(孝)나 오륜(五倫) 등의 인륜(人倫)을 말한다.
주석 93)소이연(所以然)
소이연은 소당연이 나오게 되는 소이(所以)인 원리(原理)로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ㆍ신(信)의 오성(五性)과 태극(太極)ㆍ천도(天道) 등을 이른다.
주석 94)다만……없습니다
《대학장구》 경 1장의 주에 "명덕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것으로 허령하고 어둡지 않아서 중리를 갖추고 만사에 응하는 것이다.[明德者, 人之所得乎天而虛靈不昧, 以具衆理而應萬事者也]"라고 하였다.
주석 95)승중(承重)
상제(喪祭)나 종묘의 중요한 책임을 할아버지로부터 손자가 전수받았다는 뜻으로, 할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전중(傳重)이라 하고, 손자의 입장에서는 승중이라고 한다.
答吳允一 壬午
所喩理氣說, 大槩近之, 亦有未穩。"理者, 人之所由以生之本源; 氣者, 人之所得以成之形質"二句, 若改之曰"理者, 人之所稟而爲性; 氣者, 人之所得以成形", 則似得之耳。至於"心性理氣, 爲不急之察"之云, 自其騁空騖遠, 只資爭競而撇卻目下所當然, 則非惟不及, 反爲弊病, 雖闕之可也。自其知行次第極致而言, 則必深知其所以然, 後能篤信其所當然, 其不可以爲急乎? 若曰舍此等問答, 無可講論而已, 則是問之者初非憤悱之感, 答之者又出汗漫之應, 不過只作一場破寂之需而止, 豈非可笑之甚者耶?
"心氣之氣, 是至通至精, 與理無間"之喩, 說得太高, 侵入"神"字部位, 此爲未穩。只可曰"虛靈不昧", 而不必曰"至通至精"; 只可曰"具衆理", 而不必曰"與理無間"也。元氣, 游氣之本; 游氣, 元氣之末, 初非二氣。天地既有元氣游氣, 則人獨無元氣游氣乎? 然則心氣之虛靈者, 當屬何氣, 自可知矣。
叔父與先生同坐時, 拜禮先後, 若先生與君父一體之純師, 而當行稽首再拜者, 則當先先生。
父祥後禫前, 不可行祖父吉祭。其後行父吉祭, 而改題祖主, 則祖吉祭, 自在其中。
祖喪承重者, 拘於後喪, 不得行禫吉, 則其諸父當禫吉之月, 行變除之節於墓所, 不必設虛位行之恐得。
虛位云者, 無神主與紙榜之謂也。椅子則有之, 幃屏之屬, 亦當設。
凡喪事, 尊者主之, 故父在母沒, 則子不得主母喪, 而夫主妻喪矣, 母先父沒, 雖一日之間, 服母以期者, 母沒時父尚在, 而爲其妻喪主故也。父沒後母喪, 雖一日之閒, 必伸三年者, 母喪時父不在, 而子得以主母喪故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