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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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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윤일원홍에게 답함(答吳允一 源弘 ○丁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4.TXT.0039
오윤일원홍에게 답함
병을 다스리는 것과 학문을 하는 것에는 본래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대의 병을 들어보니 심동(心動) 증상이 있습니다. 의서(醫書)에 이르기를 "마음이 흔들리면 만병이 모두 생기고, 마음이 고요하면 만병이 모두 사라진다."라고 하였습니다. 《대학》에 이르기를 "마음에 치우친 바가 있으면 바름을 얻을 수 없다."주 88)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마음이 바른 뒤에 몸이 닦여진다."라고 하였습니다. 비록 흔들림과 치우침에는 기질로 인한 것과 사심으로 인한 것의 차이가 있고, 고요함과 바름에는 생명을 위한 것과 도를 위한 것의 다름이 있지만, 인연에 따라 편안히 대처하고 일을 만났을 때 이치대로 대응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깨끗하게 어떤 일도 없게 하는 것에서는 똑같습니다. 지금 우선 먼저 병을 다스리는 관점에서 세간의 일을 살펴보겠습니다. 잘되거나 잘못되거나, 영광되거나 치욕스럽거나 하는 것으로서 내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해 모두 그대로 보아서 내가 거기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인연에 따라 편안히 대처한다는 것이니, 이에 마음은 바름을 얻어서 병이 저절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 방법을 학문하는 데로 옮겨서 눈앞의 화나거나 두렵거나 좋아하거나 근심할 만한 것으로서 내 마음을 치우치게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해 오직 당연한 법칙을 따르면서 내가 거기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이른바 일을 만났을 때 이치대로 대응하는 것으로서 이에 마음이 그 바름을 얻게 됩니다. 몸이 수양되고 학문이 이루어지고 도가 높아지는 것은 여기에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병은 학문에 대해 서로 방해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혹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 서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대의 생각이 그렇게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존왕고(尊王考)의 성함은 돌아와서 《동문록(同門錄)》에서 찾아봤는데 보이지 않으니, 아마 이런 소식을 들으시면 한스러워하실 겁니다. 비록 그렇지만 공자의 제자 3000명 가운데 70명의 제자를 제외하고는 《논어》와 《공자가어》에 보이지 않고, 맹자를 따르는 사람은 수백 명인데 《맹자》 7편에 기재된 사람은 몇 사람 밖에 없습니다. 그대가 덕을 이루고 이름을 드날려 부친과 조부를 빛낸다면 존왕고께서 간옹(艮翁)의 문인임이 《동문록》에 기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연원과 가정교육을 말하지 않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스스로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것을 유의하기 바랍니다.
주석 88)마음속에……없다
《대학(大學)》 전(傳) 7장에 "이른바 '몸을 닦음이 그 마음을 바룸에 있다.'는 것은 마음에 분치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하며, 공구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하며, 호요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하며, 우환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한다.〔所謂修身在正其心者, 身(心)有所忿懥, 則不得其正; 有所恐懼, 則不得其正; 有所好樂, 則不得其正; 有所憂患, 則不得其正〕"라고 하였다.
答吳允一 源弘 ○丁丑
治病與爲學, 元無二法。聞高明之病, 證在心動。醫書云: "心動則萬病俱生, 心靜則萬病俱消。"《大學》云: "心有所則不得其正。" 又云: "心正而後身修。" 雖動與有所有因氣因私之異, 靜與正有爲生爲道之殊, 若其隨緣安處, 當事順理, 使方寸之內瀅然無物, 則一也。今且先從治病起見, 見世間事。若得若失, 若榮若辱, 凡可以動吾心者, 皆作如是觀, 而我無與焉, 則是所謂隨緣安處, 於是乎心得其正, 而病自消失矣。將此法移於爲學, 而見目前可忿可恐, 可好可憂, 凡足以有所於吾心者, 惟當然之則是循, 而我無與焉, 則是所謂當事順理, 而心得其正矣。身修學成道尊, 即此而在耳。然則病之於學, 非惟不足以相妨, 反或可以相資於治心, 未知雅意以爲然否?
尊王考姓銜, 歸考《同門錄》無見, 想聞之可恨也。雖然, 孔徒三千, 外七十子而不在二語, 孟子從者數百, 而載七篇書者, 無幾人焉。茍高明成德流芳, 以顯父祖, 則尊王考之爲艮翁門人, 不以不錄不誦其淵源詩禮矣。是可自勉者耳。願以此加意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