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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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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씨에게 보냄(與金 丁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4.TXT.0034
김씨에게 보냄
당신의 조부 병암선생(김준영)의 유집 인쇄는 이제 어느 정도 되었습니까? 어느 날 쯤 일이 끝나겠습니까? 가만히 생각해볼 때, 선생의 도덕과 학문은 이미 간옹선사(전우)가 노인오(노동원)에게 답한 편지에 논정한 바가 있는데, '위로 전옹을 계승했다'는 말이 있으니, 진실로 여타의 사람들이 감히 군더더기 말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직 제가 기꺼이 복종한 것은 또한 다른 사람들과 그 정도를 비할 바가 아닙니다. 진주에서 인쇄한 스승의 원고에 노인오에게 답한 편지가 삭제되었으니, 마음속으로 간절히 그들의 마음씀씀이가 착하지 않음을 한탄하고 애석해하였습니다. 근래에 다시 선사의 〈눈 내리는 군산에서 김덕경을 추억하다[羣山雪中憶金德卿]〉주 80)라는 시를 읽어 보니, "장차 후사를 누구에게 의탁하여 맡길 것인가, 누가 귀신도 정말 알기 어렵다고 말하겠는가마는, 하루아침에 뜻을 품고 황천으로 들어갔구나. 옛날에 들으니 노숙한 선승(禪僧)이 자신의 학문이 전해지지 않을까 한밤중에 울었다고 하니주 81), 늙은 나 홀로 서서 마음속으로 슬퍼한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노인오에게 답한 편지에서 '크게 애통해하며 하늘이 나를 버렸다'고 한 말과 같습니다. 말로 부족하여 편지에다 썼고 편지에 표현하는 것도 부족하여 시로 읊은 것이 이와 같았으니, 선사의 애통함이 이와 같았기 때문에 저는 더욱더 간절히 노인오에게 보낸 답장을 뺀 것에 대해 개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겨울에 문하생이 된 자와 외손 되는 사람이 그 말을 듣고도 전혀 놀라거나 괴상하게 여기는 말도 없고 낯빛도 없었으니, 국량이 커서 그러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대의 이른바 '자손의 입장에서 어찌 애통해하고 한스러워하는 마음이 없겠습니까'라는 말이 성정의 바름을 얻은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씀씀이는 이치와 사심의 구분이 있어서 동일하게 애통하고 한스러운 일이라도 단지 일신의 무함이나 비난에 관련된 일이면 굳이 애통해하거나 한스러워 할 필요가 없지만, 부사(父師)의 손상과 폄훼에 관련된 일이면 애통과 한스러움이 없을 수 없으니, 이런 뜻은 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선사가 군산에서 쓴 시는, 잘 모르겠으나 당신은 보았습니까? 이를 외워 고하고 아울러 소회를 언급했습니다.
주석 80)눈……추억하다
이 시는 현행 《간재집(艮齋集)》에는 없다.
주석 81)옛날에……하니
"曾聞禪宿夜中泣, 忽見潭州城裏降. 性命綱常都錯亂, 何人大筆鼎能扛?" 《간재집(艮齋集)전편》 권17 〈우심(憂心)〉 '曾聞禪宿夜中泣'은 주희(朱熹)가 황직경(黃直卿)에게 답한 편지에 있는 '古之禪宿, 有慮其學之無傳, 而至於感泣流涕者, 不謂今日乃親見此境界也'를 원용한 것이다.
與金 丁丑
先王考炳菴先生集印役, 今至何境? 當以何時了畢? 竊念先生之德學, 既有艮翁先師答廬仁吾書之所論定, 而有上續全翁之語, 則固非餘人之所敢贅陳。惟是澤述之悅服, 亦非餘人之可比倫。所以晉印師稿, 盧書之見刪也, 心切慨惋於其用心之不美矣。近又得先師《羣山雪中憶金德卿》詩, "擬將後事相託任, 孰謂鬼神實難知。一朝齎志入黃壞, 昔聞禪宿中夜泣, 老我獨立心恫僘"之句, 正與答盧書同一慟喪予之語。言之不足, 而發於書疏, 書疏不足, 而發於詠歎者有如是, 先師之慟如是也, 故吾所以益切慨惋於刪減盧書也。然而昨冬, 見爲門人與外孫者聞其語, 畧無驚怪之辭色, 是未知量弘而然歟。高明所謂在子孫, 豈無痛恨之心者, 爲得性情之正矣。夫人之用心, 有理私之分, 同一痛恨, 關一身之誣毀, 則不必有; 關父師之損貶, 則不可無, 此意不可不知也。先師羣山詩, 未知高明見否? 爲此誦告, 幷及所懷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