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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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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구에게 답함(答金聖九 丁亥)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4.TXT.0030
김성구에게 답함
지난 그믐에 전보를 받으니 셋째 아들 형관을 초청하셨는데, 형관은 마침 수종다리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전보로 답장을 드릴 즈음에 이달 초하루에 보내신 편지를 받아 읽고서 9월 22일 모임에 당신의 뜻으로 제 이름을 윤시문(輪示文)에 썼다는 것을 알았는데, 뜻밖의 일이라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에 만났을 때 그대와 나는 모두 단지 제 아들 형관만 말하고 늙은 사람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는데 지금 갑자기 제 이름을 드러낸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하물며 큰 병을 앓은 이후로 정신이 희미하고 멍하여 인형처럼 말이 어눌하다가 마침내 반벙어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추한 모습으로 창발하는 첫머리에 이름을 적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의지처가 되어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받기에 족합니다. 또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오늘의 이 일은 진실로 삼강오륜을 부지(扶持)하고 성현을 존중하여 경전을 강론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아 실효를 거둔다면 국가와 천하의 많은 일들은 모두 그 속에 포함되게 됩니다. 다만 이런 뜻으로 입장문을 작성하고, 몇 해 전에 이른바 유교부식회처럼 '유교(儒敎)'·'유회(儒會)'라 이름 짓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찌 굳이 좌우를 망라하여 '대동(大同)'이라 이름 짓고 먼저 자주독립의 기초라 큰소리를 치며 뚜렷하게 정당으로 자처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주목을 받아 혹시라도 실패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겠습니까? 제 견해는 이와 같은데 잘 모르겠으나, 고견은 어떻습니까?
答金聖九 丁亥
去晦承電報, 請觀兒, 觀適以瘇毒見苦。方以此電答之際, 拜讀今初一書, 知有九月卄二之會, 以尊意書賤名於輪示文, 事出料外, 莫省所喩。夏間之晤, 尊與我皆只以觀兒言, 老者無與, 而今忽露賤名, 何也? 矧自大病以後, 精遁而呆, 若偶人語鈍, 而遂成半啞。以此醜狀, 書名倡發之首, 非所以藉重於人, 適足以受侮於人也。抑有所仰告者, 今此之舉, 亶在於扶綱常ㆍ尊聖賢ㆍ講經傳, 於此三者從事者衆, 而實效之得, 則家國天下許多事業皆在其中。只以此意立文, 名之以儒敎儒會, 若年前所謂扶植會之類, 可也, 何必欲網羅左右, 名以大同, 先自大言自主獨立之基, 而顯然以政黨自居, 受人注目, 而或至取敗乎? 陋見如此, 未知高見以爲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