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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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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구에게 보냄(與金聖九 辛巳)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4.TXT.0027
김성구에게 보냄
어느 가을인가 찾아뵙고 문안드린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일 때문에 문으로 들어갔더니, 작은 집은 쓸쓸하여 청풍만 집에 가득하고 옛날에 대그릇에 밥을 받아먹었던 사람이 지금은 표주박의 물만 받아 마실 뿐이었으니,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걱정스럽게 하는 것은 당연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찍이 최현위(崔玄暐)의 어머니 노씨(盧氏)가 신현어(辛玄馭)의 말을 인용하여 자식을 경계한 내용을 읽고 감개한 바가 있었습니다. 노씨가 "자식이 벼슬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가난하고 궁핍하여 살기가 어렵다.'고 말하면 이것은 좋은 소식이다. 만약 재화가 풍족하다면 이것은 나쁜 소식이다."주 77)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오늘날은 어떤 때가 되었으며, 선비는 또 어떤 사람이 되었습니까? 오늘날에 선비를 살펴보면, 좋은 소식을 만들려는 자가 또한 어찌 유독 이것으로 표준을 삼지 않겠습니까. 아, 그대는 지산옹(志山翁)의 뜻과 사업을 계승한 훌륭한 아들로서 어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않다면 또한 어찌 세상에서 김노동(金魯東)이라 일컫겠습니까. 나는 그러므로 축하드릴지언정 슬퍼하지는 않습니다. 그대는 어떻게 여기십니까?
주석 77)자식이……소식이다
《구당서(舊唐書)》 권91 〈최현위열전(崔玄暐列傳)〉에 보인다. 최현위(崔玄暐)의 이름은 엽(曄)이고, 박릉(博陵) 사람으로 나중에 벼슬이 재상에까지 이르렀다.
與金聖九 辛巳
秋間造拜, 十七年後, 初事入門, 則環堵蕭然, 清風滿室, 昔之供簞食者, 今焉瓢飲而已, 則宜若使觀者可悶。然鄙嘗讀崔玄暐母舉辛玄馭語以戒子者, 而有所感槩矣。不曰"兒子從宦者, 有人來云'貧乏不能存', 此好消息。若財貨充足, 此惡消息"乎? 今日何日? 士子又何人也? 觀士於今日, 而爲好消息者, 亦何獨不以此作準乎? 噫, 賢座以志山翁繼述之肖子, 安得不然? 不然, 亦何所稱金魯東於世間哉? 吾故曰可賀, 而不可吊也。未知識者以爲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