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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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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구에게 답함(答金聖九 戊寅)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4.TXT.0025
김성구에게 답함
병과 싸우느라 피로하고 학도를 가르치느라 힘들기 때문에 보내온 편지의 답장이 다시 한 달이 지체되었습니다. 한 번 늦게 하는 것도 송구스러운 일인데 하물며 두 번이나 늦음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용서 여부는 논할 것도 없이, 이런 기량으로 어찌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겠습니까. 부끄럽고 한심합니다. 염량세태(炎凉世態)에 대한 한탄은 진실로 옳고도 옳습니다. 어찌 유독 오늘만 그렇겠습니까. 예로부터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신하가 군주를 배반하여 적에게 항복하고 선비들이 정도를 등지고 사도에 들러붙는 일도 모두 염량세태이니, 다른 일은 오히려 어찌 말하겠습니까? "기구(耆舊 연세가 높고 덕망이 큰 분)들이 세상을 떠나면 후생들은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가."라고 한탄하신 것도 또한 그렇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살아 있는 사람들이 유독 장래의 기구(耆舊)가 될 수 없겠습니까? 온 나라를 돌아보아도 재주로나 뜻으로나 인품으로나 지위로나 후생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대가 아니면 누구겠습니까? 백절불굴하며 아홉 번 죽어도 후회하지 말고 지조를 더욱 연마하고 조예를 더욱 정밀히 하여 우뚝 유문(儒門)의 금성탕지(金城湯池)가 되어서 찬란히 우리 당의 빛나는 인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극한 옹망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答金聖九 戊寅
疲於敵病, 困於授徒, 惠書之覆, 又稽一朔, 一之猶悚, 矧再之乎? 舍曰恕否, 以此伎倆, 何能有爲? 可愧可恨。炎涼之嘆, 誠然誠然。奚獨今日? 自古莫不皆然。如臣子之叛君降賊, 士流之背正附邪, 都是炎涼, 他尚何說? "耆舊凋零, 後生誰依"之嘆, 亦然。然無如之何矣。今之見在者, 獨不可爲將來耆舊乎? 環顧全邦, 以才以志以人以地, 可恃而爲後生依者, 非座下而誰? 惟願百折不回, 九死靡悔, 節操彌厲, 造詣益精, 屹然爲儒門金湯, 炳然作吾黨耿光, 區區不勝顒望之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