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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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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진에게 답함(答金寅鎮 ○戊子)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3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3.TXT.0044
김인진에게 답함
제가 처음으로 좌하를 만나서 덕기(德氣)가 흘러넘치고 언사가 안정된 것을 보고 금세의 평범한 벼슬아치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씀을 접하고 사랑을 받음에 미쳐서 좌하가 밀암선생(密庵先生)의 6세손임을 알았으니, 늦게 태어나서 전철(前哲)을 만나 뵙지 못했으나 오히려 그 후손을 본 것을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또 다행스럽게도 말년에 한 명의 좋은 벗을 얻었다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좌하에게 있어서 저는 본디 인척간의 친의도 없었고 지란의 세교도 없었는데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천리 멀리 편지를 보내어 죽을까 염려하고 살아난 것을 축하하면서 주밀하고 진지한 정을 다했으니 또한 무슨 까닭입니까? 《시경》 〈연연(燕燕)〉에서 말하지 않았습니까? "선군(先君)을 생각하라는 말로써 과인을 권면하도다."했으니, 이처럼 학문이 끊어진 시대를 만나 존선조(尊先祖) 밀옹에 대한 그리움이 좌하에게 있어 어찌 간절하지 않겠습니까? 비록 저같이 지극히 누추한 자일지라도 좌하께서 "저 사람은 학문에 대하여 늙어 장차 죽더라도 다른 뜻을 가지지 않을 것이니, 혹여 선배의 풍서(風緒)를 조금이라도 이어서 7개월에 회복하는 씨앗주 118)이 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때문에 깊이 사랑하고 지극히 격려해주셨습니다. 오직 깊이 사랑하고 지극히 격려해준 까닭으로 기대와 격려가 너무나 공정하지 못했고, 기대와 희망이 분수를 넘어서는 것을 깨닫지 못하셨습니다. 이제 만약 그런 일들을 일일이 들어서 사양하고 회피한다면 도리어 외부사람들이 들을까 두렵기 때문에 우선 멈추었습니다. 미처 잘라내지 않아 남겨진 풀뿌리와 같은 것은 빨리 없애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비록 그러할지라도 좌하의 뜻이 있는 곳을 어찌 감히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제 질병이 갑자기 이와 같이 되었으니, 사랑하고 격려해줌에 보답할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밀옹집》의 교감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오자를 교정하는 것은 감히 사양할 수 없는 일이니, 이를 통해 문집 전체를 통독하여 사법(師法)을 얻는다면 진실로 또한 좌하가 은혜를 끝까지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주석 118)7개월에……씨앗
《주역(周易)》 〈복괘(復卦)〉 괘사(卦辭)에 "칠일 만에 되돌아오니, 갈 데가 있는 것이 이롭다.〔七日來復, 利有攸往〕" 했는데, 7일(日)의 일(日)은 월(月)의 뜻으로서 7개월 만에 음양이 서로 왕래 소장하다가 동짓달에 하나의 양(陽)이 발생하는 것을 이른다. 이는 양도(陽道)가 회복되는 시초로, 암울한 시대가 가고 문명의 시대가 오거나 소인의 득세가 끝나고 군자의 시대가 오는 것을 상징한다. 전우(田愚)가 "이 아이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실로 7개월 만에 회복될 씨앗입니다. 제가 본래 사도(師道)를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역시 어찌 후배를 권면하는 마음이 없겠습니까.〔此雖年少, 實七日復之種子. 愚固非有師道, 亦豈無奬勸後進之心〕" 하였다. 《간재집(艮齋集)후편》 권2 〈답신백삼(答愼伯三) 원성(元晟) ○갑인(甲寅)〉
答金寅鎮 ○戊子
僕始遇座下, 見其德氣流露, 言辭安定, 意其非今世常調人。 及接辭承欵, 知其爲密庵先生之六世孫, 則既以生晚未及前哲, 而猶及見後人爲幸。 又以幸獲一良朋於暮年也。 至於座下之於僕, 素無瓜葛之親誼, 亦非芝蘭之世交, 而纔聞病報, 千里走書, 慮死祝生, 極其周摯, 亦何以故?《詩》不云乎? "先君之思, 以勗寡人", 當此絕學之時, 尊先祖密翁之思, 在座下豈其不切? 雖如僕之至陋者, 尊意以爲彼之於學, 老將死而不他, 則或可少續先輩風緒, 而作七日種子歟? 故愛之深而勗之至也。 惟其愛勗之深至, 故不覺期獎之太沒稱停, 待望之過點分數。 今若枚舉而謝避, 則還恐外人之聽聞, 故且已之。 如留草本之未及綯削者, 亟滅之如何? 雖然, 尊意攸在, 豈敢不念? 顧賤疾遽如此, 未知圖報愛勗之有日否也。《密翁集》校勘, 何敢當? 但帝虎之辨, 所不敢辭, 而因以通讀全部, 得有師法, 則實亦座下之卒惠也。